뚱뚱한 햄릿이 중얼거린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다』 그건 코미디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심각한 고민은 말라깽이 철학자용이라고 믿는다면. 그런데 햄릿은 뚱보였다. 햄릿에게 어머니 거트루드가 말한다. 『너무 뚱뚱해서 숨이 가쁜 거야』 1막2장에서 햄릿이 말한다. 『아, 이 너무나도 실팍한 살덩어리가 그대로 녹아버린다면 얼마나 좋으랴. 녹아라, 분해되어서 한 방울 이슬로 변해버려라』현대의 각종 미인대회나 다이어트 산업은 한결같이 지방질을 미워한다. 남녀노소를 가리지않고 살빼기 전쟁이 한창이다. 『천만에, 지방질을 먹어라』 불문학자 리처드 클라인(미국 예일대 교수)은 「포스트모던 다이어트」(황금가지 발행·9,000원)에서 거꾸로 말한다. 제목만 보면 무슨 다이어트 지침서 같지만, 아니다.
이 책은 뚱보를 찬양하고, 다이어트 없는 사회를 주장한다. 왜 살을 빼려고 안달이지? 뚱뚱한 게 아름답다. 다이어트는 해롭다. 클린턴도 취임 후 체중이 불자 오히려 인기가 올라갔다. 대충 이런 식이다.
지은이는 뚱뚱함의 미학을 설파하며 「지방질의 유토피아」를 찬양한다. 그 과정에서 미술이나 문학작품, 역사를 종횡무진으로 휘저으며 인문학적 교양을 드러낸다. 흥미롭고 유쾌한 책이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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