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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공포영화란 '감춰진 나'를 보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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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공포영화란 '감춰진 나'를 보는것

입력
1999.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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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되면 방송사들은 납량특집을 기획, 공포 드라마와 영화를 집중 방영한다. 공포물이 더위를 식혀줄 것이라는 믿음이 작용하기 때문이다.스트리트 페이퍼 「붐(boo'm)」 7월호는 공포영화의 매력과 종류, 가치 등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우선 공포영화의 매력은 인간사회의 가장 완고한 금기를 정면으로 위반하는데 있다. 살인, 흡혈, 신체절단과 해체 등은 공포영화의 빠질 수 없는 질료로 현실의 도덕관념을 일시에 무너뜨린다. 이같은 장면을 보면서 우리는 전율과 동시에 묘한 쾌감을 느끼게 된다. 관객이 영화속의 괴물과 자신을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공포영화란 인간의 무의식 속에서 억압받던 것을 스크린 위에 드러내는 장르라고 할 수 있다.

공포영화는 대체로 3가지 범주로 구성된다. 첫째가 비자연적인 공포, 즉 흡혈귀 유령 악마론 마녀술 좀비 등이 출현하는 영화다. 토드 브라우닝의 「드라큘라」와 존 로버트슨의 「지킬박사와 하이드」 등이 대표작. 둘째로 심리적 공포영화로 「사이코」를 비롯해 알프레드 히치콕의 거의 모든 작품이 이 범주에 속한다. 셋째로 대학살의 공포로 토브 후퍼의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 피터 잭슨의 「고무인간의 최후」가 대표작.

첫 범주에 드는 영화는 19세기 영국 고딕소설에 기원을 두고 있는데 1940년대 이전의 공포영화는 모두 이 범주에 속하며 두, 세번째 범주는 인간성의 황폐화를 초래한 2차 세계대전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할수 있다.

이러한 배경속에 제작돼 온 공포영화는 중독성이 강한 장르이지만 실은 중독자는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싸구려 영화나 역겨운 영화 정도로 생각한다. 하지만 공포영화는 인간의 무의식에 담긴 두려움과 불안을 탐구한다는 측면에서 다분히 학구적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우리가 공포영화를 제대로 본다는 것은 바로 내가 감춰온 또다른 나를 보는 것과 같다. 이것 만으로도 공포영화는 흥미로우며 가치가 충분하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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