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위복이 될까.31∼8월1일 목포 KBS홀에서 열리는 프로씨름 올스타전. 관심의 눈길은 아무래도 최근 「이태현 파동」해결의 희생양이 된 황규연(24·삼익파이낸스)에게 쏠릴 수 밖에 없다. 이태현(23·현대)을 대신해 등을 떠밀리다시피 신생씨름단으로 옮겨간 이후 절치부심해 온 그의 변신을 엿볼 수 있는 무대이기때문이다.
황규연은 이미 97,98년 올스타전을 2연패, 그동안 장외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온 「올스타중의 올스타」. 하지만 이번 올스타전을 맞는 감회는 예전과 다르다. 타의에 의해 소속팀을 옮기게 된 설움을 떨치고 새출발을 선언하는 자리인 까닭이다.
황규연은 번민을 접고 20일 소속팀에 합류, 새 샅바를 바짝 죄어왔다. 모교인 인제대에서 은사 이만기교수의 기술씨름을 전수받는 등 새벽산행에서 오후 실전훈련을 마칠 때까지 매일 10시간이상의 강행군을 해온 것.
이태현과의 맞대결여부는 씨름팬들의 최대 관심사. 『연습때 보면 이태현과 막상막하를 이루거나 오히려 나을 때도 있다』는 현대구단 관계자의 이야기는 황규연의 정상급 기량을 대변한다. 단지 그동안 상대적으로 팀라이벌인 「골리앗」김영현(23·LG)에게 약하다는 이유때문에 여러차례 이태현에게 승부를 양보해야 하는 불이익을 감수, 2인자로 만족해야 했던 게 사실.
그러나 이제 이들은 서로 다른 배를 탐으로써 지금까지의 어색한 상황에서 벗어나 진정한 승부를 펼칠 수 있게 됐다. 황규연은 이번 올스타전 4강전에서 김영현의 벽을 넘을 경우 이태현과 맞닥뜨릴 공산이 크다.
『이제는 더이상 꺼리낄게 없다』는 황규연. 재기의 샅바를 잡는 그의 홀로서기는 이번 올스타전 뿐만아니라 시즌내내 모래판에 열기를 불어넣는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 남재국기자 jk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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