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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바람의 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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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바람의 동굴

입력
1999.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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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은 한국경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곤경에 빠뜨리기도 했다. 80년대의 「포니신화」가 있는가 하면 환란 직전의 「기아사태」도 있다. 아직 완결되지 않은 「삼성차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모두가 굵직굵직한 사건들이다. 자동차 한대를 만드는데 2만여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종합산업인 만큼 쉽게 시작할 수도 그만둘 수도 없다. 조립라인만 달랑 세워서 되는 일이 아니다. 항모가 거대한 선단을 거느리듯 부품산업단지를 주변에 거느려야 한다.

■자동차에 손 댔다가 치명상을 입은 기업이 하나둘이 아니다. 신진·새한·동아·쌍용자동차 등은 이제 이름만 겨우 기억되고 있고, 삼성차도 간판을 내릴 게 확실하다.

대우차도 국내시장의 메이저이긴 하지만 상처가 깊다. 이런 상처와 좌절을 딛고 최근 해외에 수출된 국산차가 1,000만대를 돌파했다. 한국 자동차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 자동차산업의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느끼는 감회는 특히 남 다를 것이다.

■최근 현대자동차는 인공으로 시속 200㎞의 강풍을 일으키는 「바람의 동굴(풍동)」을 만들었다. 직경 8.4㎙인 회전날개를 고속으로 돌려 인공바람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동굴의 길이는 224m이다.

자동차산업에 웬 풍동인가 싶겠지만 차량의 공기저항이나 소음등을 시험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시설이다. 지금까지는 네덜란드나 영국에 신형차를 보내 공기저항등을 측정했다. 1회 비용이 1억원 인데다가 신형모델이 노출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국산차 수출 1,000만대 돌파는 이제 과거다. 세계적인 자동차메이커들조차 합병을 할 정도로 자동차산업의 살아남기 경쟁이 극심하다. 국내 업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첫 1,000만대의 수출에는 23년이 걸렸다. 앞으로 1,000만대를 더 수출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국내 업체가 하기에 따라 더 짧아질 수도 있고 오히려 길어질 수도 있다. 공기저항을 재는 특수시설에 450억원을 들여야 하는 것이 경쟁력이라니 수출확대가 절로 되는 게 아님을 다시 느낀다.

/홍선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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