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명예총재인 김종필(金鍾泌)총리가 언제 친정으로 돌아갈 것이냐를 놓고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내각제 개헌 연기를 둘러싸고 당내 주류·비주류간 내홍이 깊어가는 상황에서 총리실과 자민련 충청권 의원들 사이에 JP의 조기 당 복귀론이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고 있기때문이다. 충청권 내각제 강경파들의 끈질긴 「몽니」는 JP의 결심을 재촉하고 있다.JP는 당내갈등 수습을 위해 9월23일까지 열리도록 돼있는 전당대회 이전에 총리직을 그만두고 당으로 돌아가는 방안까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조기 당 복귀가 공동정부 철수로 비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 최종 결심을 하지 못한 상태이다. JP의 조기 당 컴백론이 급속히 확산되자 이덕주(李德周)총리 공보수석비서관은 30일 『당 복귀 문제는 김총리가 최근 회견에서 답변한 내용 이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진화를 시도하면서도 『총리의 말씀은 아니다』고 여백을 남겼다. 김총리는 21일 기자회견에서 총리직 사퇴문제에 대해 『만약 지역구로 나간다면 2월에 그만둬야 하고, 다른 방법(전국구)으로 나간다면 조금 여유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행 통합선거법에 따른 원론적 언급이다.
자민련 관계자들은 한발 더 나아가『김총리가 어차피 당으로 돌아올 것이라면 총선 진두 지휘를 위해 좀더 일찍 돌아오는 게 적절하다』며 『늦어도 연말까지는 당으로 복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총리가 당에 컴백할 경우 지금처럼 명예총재로 남아 박태준(朴泰俊)총재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거나 다시 총재를 맡는 방안등이 있다. 그의 총재 추대를 전제로 박총재와의「자리 맞교환론」도 제기된다. 여권 일각에선 한나라당 이한동(李漢東)전부총재를 영입, 당·정의 고위직을 맡기는 방안도 거론 되고있다.
만일 김총리가 총재직을 맡아야 한다면 전당대회 이전에 돌아와야한다. 물론 당내에서는 JP의 당 복귀 시점을 좀 더 늦추기 위해 9월 전당대회를 1~3개월 더 연기하자는 주장도 있다. JP측근은 『8월 임시국회 이후 야당과 자민련 강경파들이 총리를 흠집내려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도 JP의 선택을 좁히고 있다』고 말했다. JP의 조기 복귀론에 대해 박총재 측근들 사이에서는 『박총재가 계속 당을 이끌어야한다』『공동정부 유지를 전제로 두 분이 자리를 맞바꾸는 방안도 있다』등 엇갈린 반응들이 나왔다. 대다수 내각제 강경파들은 『공동정부 유지 여부와 관계없이 총리의 당 복귀는 이를수록 좋다』며 『김총리에게 당 복귀를 정식 건의할 생각』이라고 말해 귀추가 주목된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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