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과 이회창(李會昌)총재의 틈바구니에서 속앓이 중인 한나라당 부산지역 의원 7명이 29일 신상우(辛相佑)국회부의장의 초청으로 점심을 같이했다.이날 모임은 김전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봇물터지듯 쏟아졌던 전날의 당무회의와는 사뭇 달랐다. 오히려 이총재에 대한 불만이 주조를 이뤘다. 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참석의원들은 『결코 안이하게 대처할 수 상황이 아니다』라며 『한나라당과 김전대통령은 동지적 관계가 돼야하고, (그러려면) 이총재가 먼저 포용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막다른 골목에 몰리는 상황은 피하고 싶은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모임 시작전 예고됐다. 신부의장은 『(싸우려고) 웃통을 벗은 사람도 소매를 잡으면 화해하게 된다. 이총재는 대권을 노리는 분인만큼 김전대통령의 도움이 필요하면 이를 취하는 스탠스를 잡아야 한다』는 등의 말로 관계복원을 주문했다.
모임 직후 브리핑에서는 한걸음 더 나아갔다. 신부의장은 『당이 김전대통령의 행보에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다같이 흥하고 다같이 좋게 되는 길을 모색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총재가) 대권고지에 오르는데 도움을 주는 원군으로 해석하는 폭과 아량이 있어야 한다』는 충고도 했다.
모임의 결론은 이총재와 김전대통령의 관계개선을 위해 부산지역 의원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으로 모아졌다. 이총재에게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한나라당이 과민대응을 자제한 뒤에도 오해가 빚어지면』 김전대통령도 찾아가기로 했다. 모임에는 신부의장을 비롯, 강삼재(姜三載) 정재문(鄭在文) 박종웅(朴鍾雄) 김도언(金度彦) 권철현(權哲賢) 정문화(鄭文和) 의원이 참석했다.
한편 김전대통령은 이날 과거 민주산악회 부산·경남지역 실무책임자 8명을 자택에 불러 점심식사를 함께 하는 등 민산 재건을 위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최성욱기자 feelchoi@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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