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연속 살인사건으로 미국 전역이 요란하다.세계적 관광지에서 발생한 범행의 수법이 엽기적인데다 뚜렷한 살인동기없이 저질러진 「이중인격」성 요소가 다분해 미스테리 납량물로 연일 관심의 대상이다. 특히 체포된 용의자가 미제 살인사건의 범인임을 자백해 수사당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그의 남동생이 72년 7년간 유괴된채 성폭행당해 TV물로 제작된 적이 있는 쓰라린 가족사도 드러나 흥미를 더하고 있다.
미연방수사국(FBI)은 24일 공원의 여행자 숙소 「시더 로지」에서 잡역부로 일하던 케리 스테이너(26)를 자연보호운동가 조이 루스 암스트롱(26·여) 살해 혐의로 체포했다. 암스트롱의 시신은 지난 22일 공원 서쪽의 자택 부근에서 목이 잘린채 발견됐다. 범행동기는 명확하지 않다. 그는 『30년 동안 여자를 살해하는 꿈을 꿔왔다』며 『그러나 성적 범행은 저지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72년 동생납치 사건도 자신의 범죄충동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스테이너는 또 감옥에서 가진 현지 TV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요세미티에서 3월 발생한 관광객 캐롤(42)과 줄리 선드(15) 모녀, 아르헨티나 교환학생 실비나 펠로소(16) 살인사건의 진범이라고 밝혔다. 스테이너는 이 사건과 관련, FBI의 탐문수사를 받은 바 있다. 그런데도 FBI는 그를 용의선상에서 일찌감치 제외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FBI에 익명으로 줄리양의 시신 위치를 알리는 편지를 보낸 적이 있다고 밝혀 수사당국을 더욱 곤궁속에 빠트렸다. 주변에서는 그가 전혀 범죄를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는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김병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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