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신체를 열쇠로 이용하는 생체인식기술(biometrics) 개발이 열기를 띠고 있다.손, 눈, 핏줄 등 사람의 신체는 일란성쌍둥이라도 서로 다를만큼 똑같은 형태가 하나도 없는데다 복제가 불가능하고 분실, 도난의 염려가 없어 가장 확실한 신원확인 수단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따라 이를 보안장치에 활용하는 방안이 각광을 받고 있으나 기술개발이 어려워 관련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 이 가운데 최근 국내에서 지문, 눈동자, 핏줄을 이용한 보안기술이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현대정보기술은 미국, 프랑스, 일본과 함께 세계에서 네손가락안에 드는 첨단 지문검색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자동지문확인시스템(AFIS)」으로 불리는 이 기술을 적용한 「호러스」라는 장비는 사람마다 다른 지문의 30여가지 특징을 컴퓨터에 저장해 놓고 본인여부를 대조한다.
현재 각 동사무소에서 주민등록증 갱신작업에 사용하는 지문입력시스템과 경찰청 감식과에서 범죄수사에 활용하고 있는 지문감식시스템이 바로 이 장비를 이용하고 있다. 이 장비는 1초에 1,000명의 열손가락 지문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빠른 검색속도와 100%의 정확성을 자랑하고 있다.
이같은 성능덕분에 이집트, 시리아 등에 범죄수사용으로 수출됐으며 필리핀, 남미 등지에도 입출국관리 및 전자주민증 발급용으로 수출될 예정이다. 현대는 이 기술을 개량해 지문과 족흔을 함께 구별할 수 있는 인식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다.
지문검색을 개인이 활용할 수 있는 장비도 개발됐다. 세진전자에서 만든 마우스는 오른손 엄지가 놓이는 마우스 왼편에 지문인식창이 달려 있어 마우스를 쥐면 자동으로 신원이 확인된다. BTC정보통신과 테라키는 지문검색장치가 달려있는 키보드를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모두 대당 10만원선.
눈의 동공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홍채(虹彩)는 생후 2년이내에 사람마다 고유형태로 자리잡은뒤 평생 변하지 않는다. 눈동자의 특징도 266가지여서 지문인식보다 앞선 기술로 꼽히고 있다.
LG종합기술원은 홍채인식기술을 독자개발했다. 이 기술은 25㎝이내 거리에서 자동초점카메라로 홍채형태를 읽어들이는 비접촉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2초이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주요기관 및 교도소 등의 신원확인과 출입통제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LG는 이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최근 미국에 300만달러의 장비를 수출하는 등 세계 각국으로부터 수출제의를 받고 있다.
정맥으로 신원을 확인하는 기술은 지난해 중소기업인 비케이시스템이 개발했다. 이 기술은 사람마다 다른 손등의 정맥형태를 피부투과용 적외선으로 읽어 신원을 확인한다. 이 업체는 명지대 영상처리연구소와 2년여의 공동연구끝에 기술을 개발했으며 최고 6,000명까지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장비를 대당 350만원정도에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 청호컴퓨터에서는 얼굴을 인식하는 보안장비를 개발, 현금입출기에 사용하고 있다. 이 장비는 현금입출기내부에 설치한 고체촬상소자(CCD)카메라로 돈을 인출하는 사람의 얼굴을 촬영, 컴퓨터에 저장해 놓았다가 문제가 생기면 신원확인에 사용된다. 만약 모자, 마스크, 손 등으로 고의적으로 얼굴의 일부를 가리면 현금을 인출할 수 없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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