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시장 반응 -증시가 하루 이틀만에 「대우 쇼크」에서 벗어나는 것은 무리였다. 정부와 금융권이 적극 나서면서 26일 한때 진정기미를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급락세를 회복하지 못해 대우그룹 구조조정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했다.
◆갈피를 못잡은 증시
개장초반 40포인트 이상 떨어져 862선까지 밀렸던 종합주가지수는 투신권이 대우그룹에 대해 2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에 나섰다는 소식으로 오전 한때 900선을 재탈환했다. 특히 대형우량주들이 상승세로 전환했으며, 선물가격도 반짝강세를 보이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장 막판 다시 하락폭이 40포인트까지 벌어지는 급락세를 보이며 지수는 870대로 밀려났다. 「대우 쇼크」로 인해 종합주가지수가 불과 이틀만에 103포인트가 하락하면서 시가총액으로 따져 36조원이 날아갔다. 대우그룹 상장계열사 시가총액의 6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힘 못쓴 투신권
투신권은 이날도 주식을 계속 사들였다. 정부의 「당근과 채찍」때문이긴 하지만 주가가 떨어지면 펀드수익률악화로 인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투신사들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김명달(金明達)대한투신 주식운용부장은 『조정이 길어지면 지수가 850이하로 밀릴 수도 있겠지만 이때를 싼 값에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투신권은 총 2,398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투신의 이같은 「악전고투」도 외국인과 기관의 「팔자」공세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향후 외국인움직임 주목
증시관계자들은 대우 구조조정 과정에 대한 외국인들의 평가와 투자움직임이 향후 증시와 경제전반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은 월요일인 이날도 1,53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 「팔자」강도를 높였다.
하지만 이옥성(李玉成)W.I 카 증권 지점장은 『한전 삼성전자등 우량주에 대한 사자주문도 많다』며 『일단 그동안의 이익을 실현하면서 추가투자는 관망세를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우그룹 구조조정 과정이 매끄럽지 못할 경우 아예 「셀 코리아(Sell Korea)」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중장기 전망은 「긍정」
일단 금리상승세가 진정되고 투신사 환매사태가 심각하지 않은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또 대우그룹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주가의 장기상승이 어렵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대우문제가 오히려 호재라는 평가도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증시불안이 불가피하겠지만 주가지수 800대에서 에너지를 축적한 뒤 재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 이남우(李南雨)삼성증권이사는 『현재의 경제상황으로는 정부가 20조∼30조원의 공적자금을 감당할 능력이 있다』며 『지수 900이하는 지나친 저평가상태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준형기자navid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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