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金鍾泌)총리가 내각제 연내개헌 유보 이후 「아노미」 상태에 빠진 자민련을 추스르기 위한 처방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김총리는 29일 시내 H호텔에서 자민련 국회의원·당무위원들을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며 내각제 연기에 따른 고뇌의 심경을 토로하며 당의 결속과 화합을 당부할 계획이다.그는 이 자리에서 16대총선 직후 내각제 개헌 추진의지를 밝힘으로써 당의 존재이유인 내각제 깃발을 내리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할 방침이다. 그는 최근 일부 당직자들을 만나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연내 개헌이 불가능하다』며 『내년 총선에서 공동여당 후보를 비롯, 내각제 지지 세력들이 많이 당선되면 가장 이른 시일내에 내각제 개헌을 편하게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는 전언이다.
김총리는 최근 「공동여당 합당론」에 대해 분명하게 반대의 뜻을 표명하지 않은 것이 당내 혼선을 가중시켰다고 판단, 직설법으로 「합당」반대 의사도 밝힐 예정이다. 마침 26일의 자민련 총재단회의에서는 합당론을 둘러싸고 계파간에 가시돋친 설전이 벌어졌다.
신주류의 한영수(韓英洙)부총재가 전날 미국에서 귀국하면서 『소선거구제를 유지할 경우 합당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주장한데 대해 김총리 직계인 강창희(姜昌熙)총무가 『합당 얘기를 하려면 당을 떠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박태준(朴泰俊)총재 박철언(朴哲彦)부총재등은 『서로 흥분하지 말라』고 말리면서도 은근히 강총무를 겨냥했다. 김총리는 또 당세확장을 지시함으로써 「자민련이 8월중에 보수세력을 최대한 영입, 보수대연합을 추진하겠다」는 김현욱(金顯煜)총장의 언급에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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