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5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투신사에 사실상 무제한지원을 밝히면서 자금시장에 어떤 효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투신권에 대한 유동성지원 성공여부가 금융시장 안정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게 될 전망이다.지난 23일 금융시장 혼란은 대우그룹 채권을 잔뜩 떠안고 있는 투신사에 대해 고객들이 환매사태에 나서면서 촉발됐다. 이와함께 2조6,000억원에 이르는 대우 신규자금지원을 위해 채권을 내다 팔수 밖에 없는 투신사의 자금사정이 유동성을 더욱 악화시켰다. 투신사가 유동성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일시에 많은 물량을 채권시장에 쏟아낼 경우 금리상승과 주가폭락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점을 우려, 정부는 신속하게 시장개입에 나섰다.
한은은 우선 투신사가 갖고 있는 국공채와 통화안정증권 등 공개시장조작 대상 채권을 사들이는 방법을 강구중이다. 투신사들이 고유계정 등을 통해 갖고 있는 국공채 규모는 2조~3조원, 통안증권은 10조~20조원이 되는 것으로 한은은 추산하고 있다. 한은이 투신사의 국공채와 통안증권 매입에 적극 나설 경우 최대 23조원의 거대한 자금이 투신사로 흘러들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필요하다면 거의 무제한으로 채권을 매입해주겠다는 통화당국의 의지다. 매입에는 투신사의 사정이 좋아지면 다시 되사가는 조건, 즉 환매조건이 붙게 된다.
투신사들이 국고채나 통화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지 않을 경우에는 은행을 통한 간접지원도 가능하다. 은행보유 국채 등을 한은이 사주고 은행이 콜자금 등을 통해 투신사에게 지원하는 방법이다.
이외에도 이미 조성돼 있는 투신안정기금 1조2,000억원 등도 활용하는 한편 미매각 수익증권을 담보로 한 증권금융의 자금지원도 계획하고 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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