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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방송사 시사프로 수난시대

입력
1999.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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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시사고발 프로그램들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 5월 「PD수첩_이단 파문, 이재록 목사」 방영에 항의, 만민중앙교회 신도들이 국가1급 보안 시설인 MBC 주조정실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데 이어, KBS는 15일 KBS 2TV 「추적 60분_긴급 점검, 종말을 기다리는 사람들」 방영 후 하루 1,000건 이상의 항의 전화 때문에 각 부서가 업무에 상당한 지장을 받고 있다. 15일 오후에는 취재대상이었던 하느님의 교회 신도 1만여 명이 여의도 둔치에 모여 방영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관련 보도를 한 언론사에도 수백통의 항의전화를 했다.SBS는 22일 영등포 경찰서에 경찰병력 배치를 정식 요청했다. 24일에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_JMS, 그 후」와 관련, 만약의 돌발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미 3월 20일 「구원의 문인가, 타락의 덫인가_JMS」 편을 방영하면서 항의전화와 관련 소송으로 몸살을 앓은 바 있다. SBS 관계자는 『3월 1차 방송이 나간 뒤 JMS 측에서 하루 6만여 통의 전화폭력을 가해 업무가 마비되고, 반론보도 청구 등 갖가지 소송을 제기해 막대한 소송비용을 치러야 했다. 아직까지 별다른 조짐은 없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무마비뿐 아니라 방영금지 가처분 신청 등 잇단 소송으로 인한 손실도 막대하다. MBC의 경우만 해도 「PD수첩_이단 파문, 이재록 목사」 방영 건으로 만민중앙교회 측으로부터 27억원의 손해배상청구 및 3건의 반론보도 심판청구 등을 제기당한 상태. 정확히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걸려 있는 각 시사고발 프로들의 소송액수만도 수십억원 대에 달하고, 소송에 드는 비용과 인력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방송 3사는 그간의 소극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KBS는 방송 관련 송사를 사전예방하고, 송사로 인한 취재·제작활동의 위축을 막기 위해 19일 총 12명의 보도·제작 부문 자문변호인단을 발족했다. MBC 역시 프로그램 자문변호사 10명을 확충하는 한편, 최근 빈발하고 있는 방영금지가처분소송 등과 관련해 방송 여부를 사전에 결정하는 것은 헌법 제21조 2항의 사전검열금지 조항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할 방침이다.

/황동일기자 do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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