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끝내 대폭락으로 장이 마감되자 개인들은 할 말을 잃은듯 객장을 한동안 떠나지 못했다. 『앞이 안보인다』『대우를 얕잡아본 것 같다』는 때늦은 후회가 이어졌고, 일부는 『주식을 모두 처분하고 한동안 증시를 잊고 싶다』며 객장을 빠져나갔다.이날 오전 9시 주가가 20포인트 하락했다 잠시 반등하자 개인들은 기대에 부풀기도 했다. 그러나 갈수록 낙폭이 커지자 거의 심리적 공황에 빠진 듯 연쇄 투매주문을 냈다.
증권사 직원들은 『막무가내로 「무조건 팔아만 달라」는 주문에 하루가 지나갔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을 발표한 첫날을 제외하고 하락해온 대우그룹주도 투매로 이어져 일제히 하락했다. ㈜대우와 대우통신 대우증권 대우전자부품이 하한가까지 밀린 것은 물론, 이 여파를 피하지 못한 은행주는 억울한 하락행진을 이날도 계속했다.
○…이날 주가급락을 부채질한 것으로 알려진 투신권과 외국인들은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적극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HSBC증권 서울지점 이정자(李鉦子)지점장은 『규모가 특별히 늘거나 국외로 자금이탈현상이 뚜렷해진 양상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외국인은 1조1,250억원을 순매도를 기록했다. 투신권도 『우리가 장을 빠져나간다는 것은 근거없는 이야기』라며 일축했다. 현대투신 관계자는 『매수규모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나 방대한 자금을 현금으로 보유하고만 있을 수 없어 「사자」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거래소시장의 폭락 여파는 코스닥시장의 동반폭락을 불렀으나 지수는 간신히 200포인트를 유지했다. 유통서비스 업종이 16.81포인트 폭락하며 하락세를 주도했고 거래소 시장의 영향을 덜받는 벤처와 제조업지수도 2.70과 6.44포인트씩 떨어졌다. 오른 종목은 상한가 28개를 비롯 99개로 하한가 29개 등 내린종목 191개의 절반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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