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미국-유럽] 이번엔 '콜라전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국-유럽] 이번엔 '콜라전쟁'

입력
1999.07.23 00:00
0 0

바나나와 항공기, 쇠고기에 이어 이번에는 콜라전쟁인가.미국과 유럽간 무역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의 집행기구인 유럽위원회(EC)가 21일 미국의 대표적 다국적 기업인 코카콜라의 반독점행위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치는 표면적으로 EC의 지속적인 반독점기업 제재의 일환이지만 미국과의 무역분쟁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는 유럽측이 반격에 나선 것이라는 조심스런 분석이다. 특히 지난달 벨기에에서 불거진 코카콜라 복통파문이 채 가시지 않았다는 시점 등도 이런 의구심을 부채질하고 있다.

EC 조사는 독일, 오스트리아, 덴마크, 영국 등 유럽 주요국의 코카콜라사 본부에 대해 기습적으로 단행됐다. 혐의는 코카콜라가 자사제품을 일정량 이상 유통시키거나 경쟁사 제품을 목록에서 제외한 중간도매상 등 유통업자에게 사실상의 커미션을 제공했다는 것.

코카콜라가 유럽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요지다. 이와관련 코카콜라측은 「통보도 없는 방문」을 받아 최대한 협조를 제공했다고 조사사실을 시인했다. 만약 EC가 제기하는 반독점 및 불공정거래 혐의가 인정될 경우 코카콜라는 총거래액의 10%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받게 된다.

코카콜라는 업계 2위의 펩시와 함께 세계 청량음료 시장을 석권하고 있지만 최근 유럽시장에서 유럽 고유브랜드의 치열한 추격을 받고 있다. 올해 5월 막대한 자본력을 내세워 후발업체인 캐드버리 슈웹스를 인수하려다 실패한 것도 격화한 시장판도의 한 사례. 이번에는 영국의 버진콜라사가 코카콜라의 독점행위를 EC에 고발했다는 설이 업계에 강력히 번지고 있다.

EC의 이번 조사자체는 반독점행위에 대한 규제이다. 지난주에는 여행사에 로열티를 제공해온 브리티시 에어라인(BA)에 약 6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BA가 미국 아메리칸 항공이 주도하는 전세계 항공망에 제휴한 업체라는 대목이 미국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시사를 낳았다.

유럽측이 콜라시장을 무역전쟁의 새로운 싸움터로 제기했다면 미국과 상대해 현재까지 연패를 당한 수모감이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바나나와 쇠고기 분쟁에서 세계무역기구(WTO)가 미국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유럽각국은 총 3억달러 이상의 보복관세를 두들겨 맡는 타격을 입었다. 또 미국의 노후항공기 취항금지라는 선제공격을 감행했던 유럽의회는 콩코드기의 미국 취항금지라는 카운터를 맞고 시행을 유보한 바도 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