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노마루(日ノ丸·일장기)」와 「기미가요(君ガ代)」를 각각 일본의 국기와 국가로 정하는 법안이 22일 하오 중의원 본회의를 통과, 사실상 성립했다. 법안은 즉각 참의원으로 보내졌으며 참의원의 의석분포로 보아 13일 연장 정기국회 폐회 이전에 통과될 것이 확실하다.법안은 「국기는 히노마루로 한다」(1조), 「국가는 기미가요로 한다」(2조)는 짧은 조문과 히노마루의 규격과 기미가요 가사와 악보를 담은 부칙이 전부이며 교육현장에서의 존중·의무 규정은 없다.
일본 정부와 여당은 이를 들어 국기 게양과 국가 제창을 교육현장에 강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법제화 논의가 2월말 졸업식에서의 「기미가요」 제창 문제로 고민하던 세라(世羅)고등학교 교장의 자살 사건을 계기로 한 것이라는 점에서 강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문부성은 학습지도요령을 통해 간접적으로 「히노마루」 게양과 「기미가요」 제창을 요구해 왔으며 각급 교육위원회의 종용도 잇따랐다. 그동안 교직원 노조와 학생회의 반발로 일률적인 게양·제창은 어려웠으나 앞으로 법적 근거를 갖춘 국기·국가에 대해 이들이 계속 반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앞서 20일에는 4월의 입학식에서 「기미가요」 피아노 반주를 맡아달라는 교장의 요구를 거부한 도쿄 다마(多摩)지역 초등학교 여교사(45)가 교육위원회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11일 정부가 법안을 제출한 이래 국회는 도쿄(東京)와 지방에서 공청회를 여는 등 형식절차를 밟았으나 국회 심의가 단 6일에 그치는 등 서둘러 처리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공청회에서는 법제화에 대한 반론이 무성했던 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장기적인 논의를 요구하는 의견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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