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신당창당론」을 둘러싸고 여권내에서 혼선이 빚어진데는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의 발언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박총재는 이날 「DJP가 17일 극비회동에서 정계개편에 합의했다」는 보도를 확인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계개편이 8월 이내에 이뤄질 것』이라며『신당창당은「2+α」보다는「0+무한대」형식이 될 것』이라고 시원시원하게 대답, 일파만파를 일으켰다. 박총재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어제 농담으로 얘기했더니 요란스럽게 썼더라』고 싱겁게 해명하며 뒤늦은 진화에 나섰다.박총재가 뜨거운 감자인 신당창당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것은 정계개편 논의에서 소외된데 대한 불만의 표시로 해석된다. 박총재는 20일 아침 조찬을 함께한 김정길(金正吉)청와대정무수석으로부터 「17일 DJP회동」에 대해 간략히 보고를 받았다. 그는 김용채(金鎔采)총리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경위를 물었으나 김실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대답했다. 박총재는 김실장의 말을 의심,『그러지 마시오』라고 말했다. 그는 곧이어 기자들과 만나 정계개편에 대한 생각들을 털어놔 버렸다. 박총재 측근은 『구체적 계획이나 정보를 밝혔다기 보다는 김정무수석의 전언, 언론보도, 평소 생각들을 모아서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총재측은 『합당문제는 DJP만이 논의하고 당내 반발 진화등 골치아픈 일들만 우리에게 떠넘긴다』고 말했다.
JP와 TJ는 20일 가진 전화통화 에서도 서로 목소리를 높였다. TJ는 『모두가 합의 했다고 얘기하는데 어찌된 일이냐』고 따졌고, JP는 『사실과 다른 정계개편 합의설을 흘리느냐』며 해명을 주문했다. 두 사람의 신경전은 JP가 이날 밤 긴급총재단회의를 소집하는 계기가 됐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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