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생방송, 한밤의 TV연예」 의 이충용 PD는 SBS 미니시리즈 「청춘의 덫」 의 인기가 급상승 하던 3월, 79년판 「청춘의 덫」과 비교를 시도했다. 당시 방송했던 MBC 자료실을 샅샅이 뒤졌다. 그러나 불행히도 마지막회 테이프만이 보관돼 있을 뿐. 당시 주연을 맡았던 이효춘이 녹화테이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간신히 방송 시간에 임박해 구할 수 있었다. 이렇게 방송사의 모든 영상기록이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자료는 언제 것부터 보관되고 있나
91년 개국한 SBS를 제외한 MBC와 KBS는 주로 80년대 후반 이후 자료를 보관하고 있다. 이전 자료는 중요한 것 일부만 남아 있다. KBS 자료실 김진홍부장의 말. 『70년대에는 테이프 하나 값이 10만원대에 달한데다 구하기도 힘들어 녹화했던 테이프를 재활용 해 쓴 적이 많았다. 그래서 80년대 이전 자료는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다』
KBS의 신관 자료동 건물에는 35만개의 영상자료 테이프와 40만개의 LP 레코드와 CD, 그리고 30만여점의 각종 문헌자료가 비치돼 있다. MBC 자료실에는 88년 1월 1일 이후 「뉴스데스크」 전량을 포함, 30만개의 영상 테이프와 30만개의 음반, 그리고 10만여 권의 책과 문헌자료가 보관돼 있다. SBS 데이터 정보실에는 영상자료 15만여개, 음반 7만개, 책 2만여권 등이 있다.
자료는 방송사가 제작한 프로그램, 구입한 것, 기증 받은 것들이다. 음반의 경우 방송전 심의용으로 음반업체가 제출한 것을 보관한다. 각 방송사는 공륜(공연윤리위원회)의 음반사전심의가 96년 7월 철폐됨에 따라 자체적으로 음반을 제출받아 심의한다.
방대한 자료 관리는 어떻게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 자료는 매우 중요하다. 뉴스 드라마 음악 오락 다큐 등 모든 프로그램에 각종 자료가 활용된다. 자료의 활용도에 따라 프로의 완성도가 결정될 정도다. 방송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자료실을 이용하는 사람은 하루 평균 600여명에 달한다.
자료가 방대한만큼 관리하는 직원만도 40~60명. 24시간 365일 상시 대기한다. 자료실에는 항상 섭씨 20도, 습도 50%를 유지시키는 항온·항습 장치가 가동되고 있다. 또 화재시 자료를 훼손시키지 않고 진화할 수 있는 할론가스 소화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방송 3사 간에는 91년 이후 자료에 대해서는 서로 무료로 대여해주고 그 이전 것은 대여료를 주고 받기로 약정돼 있다. SBS가 91년 개국했기 때문이다.
방송사 자료는 기자 PD 작가 등 직원들에 한해 대출하고 있지만 KBS는 일반인들에게도 일부 자료에 한해 수수료를 받고 빌려준다.
자료의 디지털화가 시급하다
신창원이 체포되던 16일 오후 4시 30분께. SBS의 보도가 가장 빠를 수 있었던 것은 신창원 관련 화면을 빨리 찾았기 때문. 같은 시간 MBC와 KBS는 파업으로 자료실 직원이 거의 자리를 비운 탓에 시간이 걸렸다.
모든 자료는 컴퓨터에 입력돼 있기 때문에 1~2분이면 보관 위치를 찾을 수 있다. SBS 데이터정보실 한홍규 차장은 『가장 어려운 점은 늘어나는 자료를 보관할 장소가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모든 자료를 디지털화해 CD 등에 수록하는 작업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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