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원으로부터 5월말 2억9,000만원을 털린 서울 강남구 청담동 김모(54)씨 부부가 인질로 잡힌 상태에서도 신을 교화시키기 위해 노력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경찰은 김씨 부부가 12시간의 인질상태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신에게 올바른 인생을 살아야된다고 충고했으며 신은 이들의 말에 감명을 받은 듯 이 때의 심경을 자신의 일기장 마지막 부분에 적어두었다.
신은 일기장에서 「내가 돈을 만든 것은 여자와 함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쟁을 시작하기 위해서이며 전쟁동안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신은 「곧바로 전쟁을 시작하려고 했지만 한 부부의 말을 듣고 마음을 바꿨다」 「그 부부께 큰 죄를 지었다」 「나를 따뜻하게 대해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다음 세상에서 다시 만나면 그 분들의 종이 되겠다」라는 표현을 쓰면서 이들 부부에 대한 존경심과 미안함을 표현했다.
신은 부부를 인질로 삼기는 했으나 긴 시간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왜 인생을 그렇게 극단적으로 사느냐」 「삶의 밝은 부분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 「돈을 가지고 나가서 새 사람이 되라」는 등 진심어린 충고를 들었으며 자신의 넋두리를 일일이 받아주는 부부에게 큰 감동을 받은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밝혀졌다.
결국 누구로부터 따뜻한 말 한마디 들어보지 못하고 자란 신은 이들 부부의 교화에 감동받아 사회에 대해 전면전쟁을 선포할 정도의 적개심과 분노를 누그러뜨린 것으로 보인다.
/부산=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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