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강세, MBC 약세, KBS 추락」 「미니시리즈 강세, 일일드라마 약세, 주말극 현상유지, 시대극의 화려한 부활」. 1월에서 7월까지 방송 3사의 드라마 성적표이다.SBS는 1~4월 수목 미니시리즈 24부작 「청춘의 덫」, 4~6월의 「토마토」에 이어 현재 방영중인 「해피 투게더」 가 30~50%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드라마 왕국이라는 새 명성을 얻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방영, 최근 종영한 시대극 「은실이」도 드라마의 사각지대인 남성 시청자들까지 끌어 들이면서 SBS 드라마의 인기상승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지난해 말 러시아 올 로케이션등 거액을 투자하며 선보였던 야심작 「백야 3.98」가 최악의 시청률을 기록, 극도로 사기가 떨어져 있었던 SBS로선 불과 1년만에 격세지감을 이야기하게 된 것이다.
반면 드라마왕국으로 군림하던 MBC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 4월 초까지 인기를 끌던 일일드라마 「보고 또 보고」의 50%의 높은 시청률은 4월 6일 시작된 「하나뿐인 당신」이 10%대로 떨어지면서 빛을 잃었다. 또 배용준 김혜수 윤손하 등 호화 캐스팅으로 인기를 복원하려던 수목 미니시리즈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도 SBS의 미니시리즈의 인기에 밀려 맥을 못추고 있다. 그나마 주말극 「사랑과 성공」 후속으로 3월부터 방송하고 있는 「장미와 콩나물」과 월화 미니시리즈 「왕초」(4월5일~7월6일)가 30%의 시청률을 기록, MBC의 손상된 자존심에 작은 위안을 주고 있을 뿐이다.
KBS도 고전하기는 마찬가지. MBC 「보고 또 보고」 의 기세에 눌려 9시 뉴스 시청률까지 덩달아 떨어지는 치욕을 감수해야 했던 KBS는 4월부터 선보인 일일극 「사람의 집」이 채시라 최수종의 열연에 힘입어 20%선을 오르내리며 같은 시간대의 MBC 「하나뿐인 당신」을 누르고 간신히 체면을 지켜주고 있는 입장이다. KBS는 「하나뿐인 당신」과 지난해 5월부터 방영중인 주말 사극 「왕과 비」가 7월 현재 20%대를 기록하고 있는 것 외에는 시청자의 눈길을 끄는 작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종이학」 후속 주말드라마 「유정」 과 미니 시리즈 「학교」 후속 「우리는 길 잃은 작은 새를 보았다」와 「광끼」는 10%선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
7월까지의 드라마 시청 특성은 「은실이」 「왕초」등 시대극의 약진과 미니시리즈의 「청춘의 덫」 「토마토」 「해피 투게더」의 강세, 그리고 일일드라마의 몰락, 주말극의 현상 유지로 요약할 수 있다.
또한 MBC의 「청춘」, SBS의 「토마토」 와 「해피 투게더」등 많은 인기드라마가 일본 드라마 표절시비가 일었던 것도 특징이다. MBC의 「청춘」은 일본의 「도쿄 러브 제너레이션」 표절로 밝혀져 중도 하차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나마 작품성과 주제 의식이 강했던 MBC 월화 미니시리즈 「흐르는 것은 세월 뿐이랴」 와 KBS 「학교」 등이 가벼운 트렌디 드라마의 홍수 속에서 시청률 15~24%을 유지하며 시청자 곁을 지켰던 것은 의미있는 일이었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