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를 배운 이유는? 「여자 꼬실려고」. 일본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섹스」. 돈에 눈이 멀어 「홀딱쇼」 삐끼를 하고, 학교 강의실보다 일본 최대의 환락가인 신주쿠 거리에 쏟아부은 시간이 훨씬 많았다는 지은이.「나는 일본문화가 재미있다」는 책 한 권으로 일약 「전방위 문화비평가」로 불리며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지은이가 이 책에서 쏟아내는 고백은 솔직하다 못해, 곤혹스럽기까지 하다.
이 책은 그러나, 한 방탕한 30대의 사적 고백에 머무르지 않는다. 성문화를 통해 들여다 본 동시대 일본사회에 대한 분석은 체험의 농도만큼 생생하고 날카롭다. 일그러진 성문화 속에서 그는 일본인들을 무겁게 짓누르는 컴플렉스와 왜곡된 가족구조, 집단무의식을 읽어낸다.
하지만 그의 날카로운 글쓰기의 과녁은 일본이 아닌, 우리 사회의 왜곡된 성문화를 향해 있다. 그는 일본의 원조교제와 한국 남자들의 「영계선호」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그가 이 책을 통해 정작 까발리고 싶었던 것은, 이중모럴과 허위의식의 각질 속에 숨어 있는 한국 남성들의 뒤틀린 성의식과 성문화인 것이다. 명진출판사 발행, 8,000원.
/황동일기자
*[화제의 책] 우주의 지문
■우주의 지문/그레이험 헨콕 등 지음
화성은 본래 죽음의 땅이었을까? 아니면 언제부터, 왜 죽음의 땅이 되었을까? 「우주의 지문_화성멸망의 수수께끼」는 2만년 전 지구와 화성이 동시에 겪은, 위험천만한 우주의 사건이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사건은 당시 직경 수 ㎞에 이르는 수십 개의 파편으로 구성된 혜성단이 지구와 화성 사이를 지나가면서 화성은 생명체가 살 수 없도록 파괴하고, 지구는 스쳐갔다는 것이다. 이 때 지구의 일부 문명은 사라졌다. 충돌의 증거는 화성 옆쪽 깊은 상처자국같은 거대한 균열. 균열의 길이는 4,500㎞, 깊이는 7㎞.
이 사건 이전에 화성은 생명체가 살 수 있었다는 것이다. 화성에서 1만 3,000년 전 튀어나와 96년 지구 남극 빙원에서 발견된 운석에서 미생물의 흔적이 발견된 사실이 근거가 된다. 저자들의 결론. 『가까운 장래에 지구에 또다시 이같은 대참사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을까? 우리가 화성을 탐사하는 이유는 화성 멸망의 원인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지구에 닥칠 재앙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지은이들은 과학적 지식을 참고하고 있으나 과학자는 아니다. 「이코노미스트」의 동아프리카 특파원인 그레이험 헨콕 등이 썼으며, 오성환씨가 옮겼다. 까치 발행. 1만원.
서사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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