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는 최근 「사진판 윤동주 자필 시고(詩稿) 전집」(심원섭 등 엮음)을 펴냈고, 도서출판 찾을모는 김춘수와 신경림, 정현종의 대표시집 「꽃」, 「목계장터」, 「환합니다」를 작가의 육필을 받아 출판했다.육필 출판의 이유는? 손으로 쓴 작품에는 작품 이상의 무엇을 담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산고(産苦)의 과정, 창작 과정 중의 단상, 사소하지만 작품 이해의 단서가 되는 낙서와 삽화 등이 모두 나타난다. 작가와 독자가 보다 전면적으로 만날 수 있는 통로와 공간을 만들어내자는 것이다.
「사진판 윤동주 자필 시고 전집」을 보자.
대표작 「참회록」의 원고를 보면 시가 씌어진 원고 아랫부분에 「詩란? 不知道, 生存, 生活, 힘」 같은 낙서가 있다. 시 한 편을 쓰는 동안 작가가 얼마나 많은 단상을 떠올리며 고민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아우의 인상화」 원고 첫머리에 있는 낙서 「모욕을 참어라」는 비록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시인의 내적 갈등을 엿보게 한다.
찾을모가 몇몇 시인의 자필 대표 시선을 낸 이유도 작가와 독자의 깊숙한 만남을 위한 것이다. 장승욱 사장은 『시인의 영혼이 담긴 글씨에서 시를 쓰는 시인의 고뇌, 땀과 노력을 독자가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찾을모는 앞으로도 데뷔 10년 이상 원로·중진 시인들의 작품을 작가의 육필로 매달 3권 씩 출간할 예정. 작가의 육필 시집은 대량출판시대가 시작된 60년대 말까지 나오다 사라졌다.
/서사봉기자 ses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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