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정계개편 논의가 수면 위로 솟으면서 한나라당내 비주류의 움직임이 주목을 받고있다. 특히 이한동(李漢東)전부총재의 행보에 쏠리는 당 안팎의 시선이 뜨겁다. 여권에서 흘러나오는 「2+1」의 정계개편론 구도 가운데 「1」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이전부총재가 거론되고 있기 때문.18일 당내 구(舊)민정계, 민주계 중진들과 골프모임을 갖는 등 이전부총재의 동선이 최근 부쩍 넓어진 것은 사실. 그러나 이전부총재가 정말 움직일지는 분명치 않다.
「결단」을 전망하는 쪽은 『현재의 구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이전부총재의 인식이 유효하다는 사실을 들고있다. 이전부총재가 당내에서 이렇다 할 역할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는 상황론도 「결단」쪽을 점치게 한다.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회의론자들은 이른바 신3당합당설과 미국의 민주당대 공화당 구도를 상정한 이전부총재의 「정계신편론」은 『맥이 달라도 한참 다르다』고 지적한다. 지나치다시피 신중한 이전부총재의 성격상 정리되지 않은 공동여당의 내부상황도 결단을 주저케하리라는 관측도 있다.
이전부총재의 한 측근은 『시기상 탈당설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고, 경기지역의 한 의원은 『경기·인천지역 분위기 등을 고려할 때 이전부총재가 움직이더라도 따를 의원이 많지않다』며 탈당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
이날 골프모임에 참석한 이세기(李世基)의원측과 선약을 이유로 불참한 서청원(徐淸源)전총장측은 각각 『민정계를 주축으로 한 정치세력화 모색은 환영하지만 탈당에는 반대』, 『정치적 의미가 있는 모임인줄 알았다면 선약이 없었어도 안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현재까지는 회의론쪽에 기울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런저런 소문때문인지 14일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전부총재를 만났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so, so(그저 그렇다)』라고 말했다. 별다른 「결과」가 없었다는 뜻이다.
이측근은 『이총재가 (이전부총재 등의 탈당움직임에 대해) 사전정지작업을 해 왔다』며 『이전부총재가 당을 떠나더라도 동행할 의원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윤환(金潤煥)전부총재는 아직까지 정중정(靜中靜)의 상태. 여권으로부터 계속적인 구애(求愛)를 받고있으나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지역정서를 고려한다면 허주(虛舟)가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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