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시기인가. 케네디가(家)의 비극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아일랜드 출신의 구교계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에서부터 법무장관, 2명의 상원의원, 2명의 하원의원, 부주지사등을 배출한 미국 최고의 정치명문. 그러나 그 화려한 성공의 이면은 암살과 사고사(事故死), 각종 추문으로 얼룩졌다. 이번에 실종된 존 F 케네디 2세 마저 숨진 것으로 추정하면 2세대에 걸쳐 모두 8명이 젊은 나이에 자연사가 아닌 원인으로 목숨을 잃었다.
영국대사를 역임한 1세대 조셉 케네디는 4남 5녀를 남겼다. 아버지의 꿈은 장남 조셉 2세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조종사인 그가 2차 세계대전중 29세의 나이에 비행기 폭발사고로 숨지며 케네디가 비극의 역사는 시작됐다. 장녀 로즈메리는 정신지체아로 태어나 41년부터 평생을 장애인 시설에서 보냈다. 이어 48년에는 둘째딸 캐슬린이 비행기 추락사했다. 당시 28세였다.
둘째 아들 존이 대통령이 됨으로써 케네디가의 명예는 한껏 고조됐다. 그러나 그마저 63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46세의 나이로 암살된다. 그로부터 5년뒤 법무장관을 지낸 셋째아들 로버트는 형의 뒤를 이어 또다시 「케네디 대통령」에 도전하던 중 역시 암살당한다.
비극은 다음 세대로까지 이어졌다.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된 해에 태어난 막내아들 패트릭은 조산아로 불과 이틀만에 숨졌다. 로버트 케네디의 7남4녀중 셋째 아들인 데이비드는 84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약물 과다복용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또 97년 12월에는 여섯째 아들인 마이클이 스키를 타다 나무에 충돌, 사망했다. 그는 14세 소녀를 성폭력한 스캔들에 휩싸인 바 있다.
현재 케네디가의 좌장격인 에드워드 케네디도 69년 마서스비녀드 인근에서 차를 몰고 가다 강에 추락,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그의 차남 패트릭 현 하원의원은 한때 마약 중독으로 치료를 받았고 장남 에드워드 2세는 암으로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케네디가는 부와 명예, 그 모든 것을 얻었으나 그만큼 많은 것을 잃고 있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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