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골퍼의 날이었다. 한국 여자 트리오 박세리(22·아스트라) 김미현(22·한별텔레콤)과 재미동포 펄신(32). 이들은 16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뉴로첼의 와이카길CC(파 71)에서 벌어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99JAL빅애플클래식(총상금 85만달러) 첫날 경기서 나란히 1,2위를 마크하는 기염을 토했다.박세리는 대회 첫 라운드에서 이글1개에 버디5개, 보기2개로 5언더파 66타를 기록, 단독선두에 나서 시즌 3승의 전망을 밝게했다. 또 최근 스폰서를 맞아 안정을 찾은 김미현도 버디5개, 보기1개를 기록, 펄신(이글1 버디4 보기2)과 함께 4언더파 67타를 마크해 공동 2위가 됐다.
반면 박세리와 함께 LPGA 「빅4」로 불리는 시즌 5관왕 캐리 웹(호주)은 2언더파 69타로 공동10위, 메이저 2관왕 줄리 잉스터(미국)는 이븐파 71타로 공동22위, 지난해 챔피언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1오버파 72타로 34위를 각각 마크했다.
경기후 『퍼팅감이 좋다. 자신이 있다』고 밝힌 박세리는 이날 첫홀인 1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어 3번홀 버디, 4번홀 보기끝에 전반을 1언더파로 마감. 후반들어서도 첫홀부터 버디를 잡아 상승세를 이어나갔고 12,14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추가, 선두권을 바짝 추격했다. 그리고 15번홀(파 5)에서 2온 1퍼팅으로 이글을 낚아 마침내 단독 선두로 치고나갔다. 박세리는 경기후 『이제는 내자신을 100% 믿는다』며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대회 이틀전부터 위통으로 고생했고 전날도 두시간에 밖에 잠을 자지 못했다』는 김미현도 인코스(10번홀)에서 티오프, 전반에 버디만 3개를 기록해 일찌감치 선두그룹에 끼어들었다. 그러나 후반에 버디2개, 보기 1개를 보태 아쉽게 선두는 내주었지만 1타차 뒤져있어 LPGA 첫승의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또 펄신은 10위권 언저리에서 맴돌다 15번홀에서 잡은 이글을 발판으로 도약, 17,18번홀의 연속 버디로 2위그룹에 합류했다.
/남재국기자 jknam@hk.co.kr
- [김미현] '장염 투혼' 고통참고 라운딩, 감동
「슈퍼땅콩」김미현(22·한별텔레콤)의 투혼이 그린에 빛났다.
김미현은 개막전날인 14일 갑작스레 발병한 장염의 고통을 딛고 99빅애플클래식 첫라운드서 4언파 67타로 선전, 공동2위에 오르며 갤러리들을 감동시킨 것.
혈혈단신 미국땅에서 동가숙 서가식하며 고군분투, 일본의 후쿠시마 아키코를 따돌리고 신인왕 후보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미현은 최근 한별텔레콤과 후원계약을 체결, 오로지 골프에만 전념하게돼 이번대회서 내심 생애 첫승을 벼르고 있었다.
호사다마일까. 첫 우승의 도전장을 내민 빅애플클래식 개막전날 예고없이 불청객이 찾아왔다. 경기전날이라 편안한 수면을 취해야할 시간에 장염의 고통에 시달린 김미현은 잠자리를 뒤척이다 결국 2시간 정도밖에 눈을 붙일 수 없었고 아침도 제대로 먹지못하는 등 최악의 컨디션으로 와이카길골프장으로 향해야했다.
티오프 시간은 오전 9시. 인코스인 10번홀부터 라운딩을 시작한 김미현은 뱃속의 고통을 드러내지 않으려 애쓰면서 오직 「악바리근성」으로 버텨냈다. 작은 체구임에도 김미현의 투혼은 마치 활화산같았다.
2번째인 11번홀에서 버디를 잡자 잠시 고통도 사라지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15번과 18번홀에서 각각 버디를 추가해 전반을 3언더파로 끝냈다. 마음을 비우고 다시 2타를 더 줄인뒤 마지막인 9번홀 티그라운드에 선순간 고통이 다시 엄습했고 급기야 보기로 4언더파 67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을때 그의 이름은 이날 단독선두에 나선 박세리(5언더파) 바로 아래에 있었다. 공동2위.
경기후 『아파서 2시간 밖에 못자 컨디션이 엉망이었는데 마음을 비운것이 약이 됐다』며 『우승으로 가는 길에 작은 병마쯤이야 대수이겠느냐』고 반문했다.
/ 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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