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총선은 예상대로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가 이끄는 인도네시아투쟁민주당(PDIP)이 1위를 차지하고 집권 골카르당이 2위를 고수했다.그러나 예상 의석수와 독특한 대통령 선거제도를 고려할 때 11월에 가려질 대권은 앞으로 각 정당들의 합종연횡과 군부의 향배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발표된 개표결과에 따르면 PDIP는 총유효표 1억 587만 6,630표 중 3,568만 7,071표(33.7%)를 얻었다. 골카르당은 2,373만 2,749표(22.4%)를 따냈다. 이어 국민각성당(PKB) 12.6%, 연합개발당(PPP) 10.7%, 국민수권당(PAN) 7.1%의 순으로 집계됐다. 선관위는 총 48개 총선 참여 정당의 확인을 거쳐 26일 득표율에 따른 정당별 의석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의회는 500석중 462석을 총선결과에 따라 배분하고 38석은 군부에 배분한다. 이렇게 확정된 500명의 국회의원과 200명의 직능 및 지역대표가 다시 국민협의회(MPR)를 구성해 대통령을 뽑는다.
첫 여성 대통령을 노리는 메가와티의 PDIP 예상 의석수는 154석 정도. MPR (700석)은 물론 의회 과반수에도 한참 모자라지만 PDIP는 16일 『국민이 메가와티에게 국가의 지도를 맡겼다는 명확한 증거를 보았다』고 승리를 선언했다. 인도네시아학자연맹(PCNI)도 국민여론을 수용해 메가와티를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골카르당은 총선 패배를 시인하면서도 연정을 통해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여전히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골카르당은 한때 B.J. 하비비 대통령의 후보교체도 거론했지만 하비비를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한 상태다.
현재로서는 PKB, PAN 등 회교계 야당들이 여성인 메가와티를 대통령 후보로 밀어줄 것인지가 최대의 변수다. 일각에서는 국민적 신임이 두터운 군부 최고지도자인 위란토 총사령관에게 부통령 자리를 내주고 메가와티가 군부와 손을 잡는 카드를 예상하기도 한다.
골카르당이 조직과 자금력으로 군소야당들을 끌어들여 재집권 할 경우 이미 「혈서서명」으로 메가와티 대통령 만들기에 나선 빈곤층 중심의 지지자들이 대규모 소요사태를 일으킬 가능성도 크다. 인도네시아는 이제 대권을 향한 본격 레이스에 들어갔다.
/신윤석기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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