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에서는 15일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내각제연기협상, 임창열(林昌烈)경기지사 부인 금품 수수사건 충격 등으로 경황이 없는 중에도 주머니에서 송곳 삐져 나오듯 논쟁하나가 불거졌다.주제는 동교동 가신출신인 남궁진(南宮鎭)의원의 총재대행비서실장 임명. 최근 당직개편에서 동교동계가 다수 전면배치됐는데 또다시 동교동계 인사를 주요 당직에 임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논란이었다.
긍정적인 쪽은 위기상황에서 실세그룹이 전면에 나서 책임지고 돌파하자는 것이 이번 당직개편의 주요 흐름이고 남궁의원의 총재대행비서실장 임명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주장한다.
또 이만섭(李萬燮)총재대행이 당 실세그룹인 동교동계 및 청와대와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동교동계 인사를 비서실장으로 원했고 이것을 굳이 나쁘게 볼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견해도 나왔다.
반대쪽의 정서는 『동교동계가 다 해먹느냐』는 말로 요약된다. 다수일 수밖에 없는 비 동교계그룹은 일단 심정적으로 거부감을 나타낸다. 『다수를 소외시키는 인사가 결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이다.
호남과 중첩된 이미지를 갖는 동교동계의 중용은 지역당 이미지를 강화시킬 뿐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동교동 가신그룹중 당직을 갖지 않고 있는 인사는 「근신중」인 설훈(薛勳)의원 정도다.
물론 가신그룹의 충성심과 헌신성, 그리고 그들에게 부여된 힘이 위기타개에 도움이 될 수 도 있다. 하지만 「정치적 근친교배」는 자신들의 과실에 관대하고 원칙의 예외를 너무 쉽게 인정하는 오류에 빠지기 쉽다.
동질적인 권력 구성은 정실의 폐해를 극복하기 어렵다. 동교동계가 이같은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
/이계성 정치부차장 wks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