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온 난기류'김종필(金鍾泌)총리의 연내 내각제 개헌 유보 발언이후 자민련 내부의 갈등이 증폭되며 세대결의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충청권 의원들이 핵심인 「매파」와 박태준(朴泰俊)총재측을 중심으로 한 비둘기파는 15일 내놓고 충돌하진 않았지만 「비정규전」에 돌입한 듯한 긴장관계를 연출했다. 양측 모두 힘을 비축, 당 내외곽에서 전열을 정비하는 모습이었다.
15일 오전 자민련 내부 온건파인 원외 당무위원 19명이 모여 「신중한 대응」을 촉구했다. 충청권 매파 의원 18명이 전날 연내 내각제 개헌 결의를 한 것을 의식한 견제구였다. 모임의 주재자는 박태준(朴泰俊)총재라인으로 분류되는 김현욱(金顯煜)사무총장. 이들은 『이럴 때일수록 당이 대동단결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김총장은 『12일 회동 내용을 당사자들이 즉각 해명하지 않아 문제를 증폭시킨 면이 있다』고 회동사실을 언론플레이 했다는 지목을 받고 있는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등의 책임문제까지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청권 의원들은 이날 때마침 열린 이재선(李在善)의원 후원회에서 세를 과시했다. 좌장격인 김수석부총재는 격려사를 통해 『살풀이 춤을 추었는데 108번뇌의 감회가 없을 수 없다』는 선문답식 표현을 써가며 우회적으로 불만을 전달했다. 김수석부총재의 측근인 이인구(李麟求)의원은 후원회 행사가 끝난 뒤 『말을 이리저리 바꾸는 사람을 따라가서는 안된다』고 김총리를 겨냥했다. 또 자민련 원외지구당 위원장들의 모임인 「내각제 개헌실천 투쟁위원회」(공동위원장 김명년·金命年)도 이날 연내개헌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의원총회 개최여부를 놓고도 양측간에 난기류가 흘렀다. 충청권 의원들은 이날 박총재가 귀국하자마자 의원총회를 열어 연내 개헌 결의문을 채택하자고 밀어붙였지만 박총재측 인사들은 『화급하게 서둘 필요가 있느냐』며 난색을 표했다. 당내 대구·경북 출신의원들은 16일 오찬 모임을 갖고 「TJ 힘실어주기」에 나설 계획이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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