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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용가리' 변화성과 문제성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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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용가리' 변화성과 문제성 공존

입력
1999.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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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가리」가 17일 불을 뿜는다. 화제만큼 말도 많았다. 2년 6개월이란 제작기간, 한국영화 사상 최고인 110억원의 제작비, 데모필름으로 272만달러 수출, 심형래를 「신지식인」1호로 만들어 준 영화. 한쪽에서는 『거품, 신기루』라고도 했다.아마 이런 상반된 시각은 두고두고 계속될 것이다. 왜냐하면 『한국 SF영화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와 『할리우드에 비하면 멀었다』는 비판 사이에 「용가리」는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맛만 보여주다 마침내 완전한 모습을 드러낸 「용가리」에는 획기적 변화와 성과, 문제점이 공존한다. 우선 인형을 뒤집어 쓰거나 피아노 줄을 매달고 날아다니는 심형래의 이전 영화와는 차원을 달리한다. 단순히 규모의 차이가 아니다.

「용가리」는 영화제작의 접근 방식부터 달리한다. 100% 우리 기술의 컴퓨터그래픽(CG)과 합성, 특수효과로 완성시킨 한 편의 SF물. 이는 한국영화의 중요한 성과이자 시작이다.

매력적인 캐릭터 용가리의 탄생과 움직임, 전투기들의 폭격, 마지막 용가리와 괴물 싸이커의 대결이 100% 매끄럽지는 않지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못지않은 시각효과를 제공한다. 용가리가 부수는 200여개의 미니어쳐(빌딩)도 정교하며 CG와 조화를 이룬다.

「용가리」는 철저히 세계시장을 겨냥했다. 할리우드 배우의 기용, 영어 대사에 무대를 미국으로 했으며 전편에 걸쳐 『인간은 자신의 지능으로 지구를 파괴한다』는 인류공동의 관심사인 환경보호의식을 강조했다.

「용가리」는 어린이 관객에게 맞춰 있다. 용가리라는 상상의 동물, 그것을 조종하는 외계인, 용가리의 그 비밀을 담고 있는 고대 상형문자를 혼합한 과학적 소재와 표현 양식이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스토리라인도 도시를 파괴하다 원래 착한 성품으로 돌아온 용가리가 괴물 싸이커를 물리친다는 내용으로 단순하게 설정했다. 소품이나 배경의 치밀함보다는 불을 뿜고, 갑자기 사라지는 용가리의 존재와 CG로 표현한 액션의 시각 효과에 치중한 것도 아이들의 심리와 맞아 떨어진다.

이때문에 「용가리」는 영화 전체의 완성도에 아쉬움을 남겼다. 드라마가 화려한 테크놀로지를 따르지 못해 안정감이 부족한 느낌을 준다. 용가리가 깨어나기까지의 전반부 스토리도 다소 길다.

「쥬라기공원」이나 「고질라」처럼 상상 속의 논리를 갖추는 것도 보완해야 할 과제. 그러나 어디 첫 술에 배부르랴. 「용가리」는 우리 영화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고,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내놓았다. 아이들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용가리」는 서울 세종문화회관등 전국 100곳에서 상영한다. 14일 현재 예매만 10만6,000장(전국). 캐릭터 상품만 700종이 쏟아진다. 이미 「용가리 돌풍」은 시작됐다.

/이대현기자 leedh@hk.co.kr

오락성 ★★★☆ 작품성★★☆ 한국일보 문화부 평가, ★5개 만점 ☆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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