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인천지검이 임창열 경기지사의 부인 주혜란씨를 소환조사중이라는 보고를 접한 대검은 간부들을 긴급소집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신승남(愼承男)대검차장은 오후 5시께 이종찬(李鍾燦)대검 중수부장으로부터 사건 개요를 보고 받은 뒤 곧바로 대검 부장(검사장급)들을 불러 1시간여동안 수사방향 등을 논의했다.한 회의 참석자는 『중수부장이 사건 개요를 보고한 뒤 수사 확대여부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며 『주씨 선에서 서둘러 사건을 종결할 경우 오히려 의혹을 부풀릴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회의참석자 대부분이 개요보고만 들었을 뿐 사건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여서 적극적인 의견은 개진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신대검차장이 중수부장의 보고를 받는 동안 임지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통화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낳았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중인데 특별한 얘기가 있었겠느냐』며 『단순히 신병처리 등을 물어보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날 오전8시30분 인천지검에 출두한 주씨는 경기은행 관계자들과의 대질신문에서 『절대로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혐의 내용을 완강히 부인했으나 수사관들이 내사자료를 내보이며 청탁여부 등을 추궁하자 『잘 모르겠다』『생각이 나질 않는다』며 말을 얼버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초 6월초 경기은행 퇴출비리와 관련, 대출커미션 2억4,000만원을 받아 특가법상 수재 혐의로 구속된 서 전행장 등 임직원 4명을 구속기소하면서 주씨의 거액 뇌물수수 사실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옷로비」사건으로 정국이 들끓고 있는데다 뒤이어 검찰의 대규모 인사가 단행돼 혐의내용에 대한 사실확인을 늦추다 6월말부터 본격적인 내사에 나서 주씨가 받은 돈이 1억∼1억5,000만원이상 되는 것으로 간접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주씨를 소환하기 전 혐의내용에 대해 상당부분 확인작업을 거쳤으나 주씨가 계속 부인, 수사에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 주씨는 13일 오전 인천지검으로부터 소환조사에 응해줄 것을 전화로 통보받았으나 혐의사실을 완강히 부인하며 버티다 하루 뒤인 이날 오전8시30분에 출두했다.
검찰은 임지사의 관련여부도 조사중이나 주씨는 『남편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은행 관계자들은 지난해 6월29일 경기은행이 퇴출당하기 전 상당수 유명인사들에게 퇴출을 막아달라는 로비를 한 것으로 알려져 주혜란씨외에 다른 몇몇 인사들도 수사선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인천=송원영기자 wysong@hk.co.kr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임지사. 도정 미칠 영향에 긴장감
임창열 경기지사 부인 주혜란씨에 대한 검찰 소환조사 사실이 알려진 14일 오후 경기도청 주변은 주씨의 금품수수설에 반신반의하면서 『혹시 불똥이 임지사에게까지 튀는 것이 아니냐』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도청 간부들은 사안의 민감성을 의식한듯 일체 함구했으나 중하위직 공무원들은 일손을 놓은 채 삼삼오오 모여 검찰 수사방향과 임지사 및 도정에 미칠 영향등에 대해 수군거렸다.
임지사는 이날 예정대로 오후 2시 도청내에서 열린 전국 중소기업인대회와 오후 4시 도청 상황실에서 개최된 실업대책용역보고회를 마친 직후 오후 5시20분께 행선지를 밝히지 않은 채 서둘러 청사를 빠져나갔다.
임지사는 청사를 떠나기 전 공보관을 불러 『(작년 6월) 당시 (경기은행 퇴출과 관련해) 어떤 사람이 왔기에 그대로 돌려보냈다는 말을 아내로부터 전해들었다는 내용을 언론에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경기도청 비서실과 도 간부들은 임지사의 소재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함구했다. 임지사 수행비서는 『개인적인 용무로 지사를 수행하지 않고 있다』며 지사 행선지에 대해 『모른다』고 말했다.
또 도청 일각에서는 그동안 주씨 주변에서 벌어졌던 갖가지 구설수와 「잡음」을 들먹이며 『아니땐 굴뚝에 연기 나겠느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수원=송두영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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