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동해와 남해안에 희귀종 밍크고래 등 8종의 고래가 살고 있는 것으로 국립수산진흥원에 의해 확인됐다. 지난 1월 동해에서 목격된 참돌고래는 94년 대서양에서 발견돼 국제포경위원회(IWC)에 보고된 이후 처음이어서 동해가 고래의 낙원이 된 게 아닌가 가슴설레게 한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고래떼가 찾아든 것은 86년부터 포경(捕鯨)이 금지된데다 겨울철 해수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져 분포한계선이 북상했기 때문이라고 학자들은 분석하고 있다.■그런데 모처럼 찾아온 진객 고래의 개체 수를 해양수산부가 두 배로 부풀려 6,000여마리로 발표했다고 해서 시비거리가 되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개체 수는 지난 2월 1차조사 때 동해에서 발견된 3,108마리와 6월말 2차 조사 때 같은 해역에서 발견된 3,087마리를 합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수산부는 이 조사 결과를 내년 6월 호주에서 열리는 국제포경위원회에 보고, 상업포경 재개를 건의할 것으로 알려져 속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롱비치 등 로스앤젤레스 근교 항구에서 출항하는 샌타 카탈리나섬 크루즈는 고래탐사를 패키지로 해 인기가 높다. 주말이나 휴가 때면 예약을 하지 않고서는 표를 구하기 어렵다. 롱비치항에서 32㎞ 떨어진 카탈리나섬은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버펄로 산양 흰머리독수리 등이 서식하는 데다 섬에 이르는 항로가 고래의 길목이어서 흰 물기둥을 뿜으며 유영하는 고래떼를 맨눈으로도 구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연안에는 예부터 고래가 많았던 것 같다. 울산의 반구대에서 발견된 3,000여년전의 암각화에는 고래잡이 장구 등이 그려져 있다. 우리나라 연
안에서 발견되는 고래는 동중국해에서 겨울을 보낸 뒤 3, 4월 동해를 따라 북상했다가 7, 8월을 오호츠크해에서 지내고 9~11월 다시 동해를 따라 내려오는 것으로 돼 있다. 당국은 고래떼가 나타났다고 고래잡이를 허용할 궁리를 할 게 아니라 동해를 세계적인 고래관광지로 만들어 환경선진국이 되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박진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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