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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GDP성장률, 소비 회복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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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GDP성장률, 소비 회복 조짐

입력
1999.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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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열도를 뒤덮었던 불황의 먹구름이 조금씩 풀리면서 드문 드문 햇살이 비치기 시작했다.사카이야 다이치(堺屋太一) 경제기획청 장관은 13일 월례경제보고에서 「정책효과의 침투로 경기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종합판단을 내놓았다. 지난달 「하강 중단, 옆걸음」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전후 최악이라는 불황상태에서 「개선」이라는 표현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사카이야장관은 『아직 밀물이 본격적으로 밀려들고 있지는 않지만 밀물때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일본 경제의 회복 조짐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우선 1~3월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년반만에 플러스로 돌아서 연률 7.9%를 기록했다. 5일 22개월만에 1만8,000엔대를 회복한 닛케이(日經) 평균주가는 개인 자금과 외국 자금이 밀려 들면서 상향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경기의 엔진인 소비의 회복 움직임이다. GDP의 60%를 점하는 가계의 소비지출이 5월 전년 동기 대비 2.4%나 늘었다. 소비 증가는 소형 승용차·컴퓨터·통신·교육·교양·오락 등 전분야에서 고르게 나타나 안정감을 더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주택 관련 소비. 주택융자금에 대한 감세 혜택과 금리인하로 주택 구입이 크게 늘었고 개축비는 52.3%의 증가세를 보였다. 부동산경제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1~6월 수도권의 맨션아파트 분양이 지난해에 비해 43.4%나 늘었고 수요·공급 모두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올해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회사가 잇달아 사내에 대책반을 만들어 맨션아파트 용지 취득에 나서고 있어 덩달아 토지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기업의 최우선 과제로서 과잉 설비 해소가 지적되는 데도 불구하고 설비투자도 깨어나고 있다. 일본은행의 조사에서 6월 설비투자는 대기업 제조업체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1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비교 기준이 수정된 데 따른 「통계의 마술」일 뿐 실제로는 약간 늘어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즉 비교의 기준인 지난해 설비투자는 3월 조사 당시 12.2% 감소로 잡혀 있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9.4% 감소로 고쳐졌다.

체감경기도 나아지고 있다. 기업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판단지수(DI)는 6월 조사에서 -37로 나타나 3월의 -44보다 크게 개선됐다. NHK 조사에 따르면 개인의 체감 경기도 5월 조사때보다 나아졌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는 여전히 경기가 바닥을 쳤다거나 회복기에 접어 들었다는 선언을 유보하고 있다. 오히려 6월 이래 총 220억달러 규모의 시장개입을 통해 엔고 저지에 나서는 등 경기 부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재의 회복 조짐은 대규모 공공투자와 감세 등이 떠받친 정책 효과일 뿐 본격적인 투자·소비에 의한 것이 아니어서 공공투자 약효가 떨어질 가을 이후의 전망이 극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와 국민은 올해를 넘어서야 이런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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