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렛 저그(Claret Jug·우승 은컵)」. 올해는 누구의 손에서 찬란한 은빛을 발할 것인가. 올시즌 3번째 메이저대회인 전통과 권위의 99브리티시오픈이 영국 스코틀랜드의 악명높은 커누스티CC에서 15일밤(한국시간)부터 4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올해로 128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에는 세계랭킹 1,2위인 타이거 우즈와 데이비드 듀발을 비롯, 지난해 챔피언 마크 오메라(이상 미국) 「황태자」어니 엘스(남아공) 「무관의 제왕」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 99마스터스 우승자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스페인) 「유럽의 신세대 기수」리 웨스트우드(영국) 등이 모두 모여 또한번 「별들의 전쟁」을 벌인다.
세계적인 골프 전문잡지인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유럽코스에 익숙하고 힘과 정교함을 겸비한 엘스를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았다. 그 다음이 우즈, 웨스트우드, 비제이 싱(피지) 등이다. 이는 각 플레이어들의 최고성적과 지난 4년간 브리티시오픈 성적을 종합해 우승확률을 매긴 것.
반면 각종 언론매체와 도박사, 골프전문가들은 프로 4년째를 맞아 한결 성숙해진 우즈를 우승후보 1순위로 꼽으면서도 냉철한 경기운영이 강점인 올시즌 4승의 듀발, 유럽투어 경험이 풍부한 엘스의 3파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올시즌 일본프로골프투어에서 나란히 2승씩 기록하며 맹활약중인 최경주(29·슈페리어)와 김종덕(38·아스트라)이 출전, 세계 정상의 선수들과 기량을 겨룬다.
■대회소개 마스터스 US오픈 PGA선수권과 함께 「디 오픈(The Open)」으로 불리는 세계 남자골프 4대 메이저대회. 유일하게 유럽에서 열린다. 1860년 10월 8명의 선수가 참가, 12홀경기로 시작된 역사상 최초의 골프대회. 원년 대회가 열린 지 11년만인 1871년 주최측 사정으로 한해 건너뛰었고 1차세계대전중이던 1915∼19년, 2차대전이 벌어진 1940∼45년 등 지금까지 모두 12차례 대회가 열리지 못했다. 총상금은 275만달러로 메이저대회중 가장 적지만 역사와 권위를 차지하려는 스타들의 쟁탈전은 치열하기만 하다.
■커누스티 참가선수들이 써놓은 방명록에 「살인적 코스」「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코스」라는 문구가 자주 눈에 띄일 정도로 악명높은 링크스코스(해안가따라 조성된 골프장). 스코틀랜드 동부해안의 북해에 접해있다. 총연장 7,361야드 파71. 방향과 풍속을 가늠하기 힘든 비바람과 갈대숲 러프, 진한 눈썹같은 모양의 움푹 들어간 벙커에서 자비심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 연습라운딩을 한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US오픈이 열렸던 파인허스트 2번코스는 커누스티에 비하면 식은 죽 먹기』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
브리티시오픈은 로열 버크데일, 세인트 앤드루스, 뮤어필드, 턴베리 등 영국내 해안가를 낀 8개 코스에서 번갈아 열리는데, 커누스티는 75년까지 모두 5차례 대회를 치른 바 있다.
■관전포인트 브리티시오픈은 라이더컵에 못지않게 미국과 유럽 양대륙의 자존심싸움이 벌어지는 무대. 92년 닉 팔도(영국)의 우승 이후 유럽선수가 정상에 선 적이 한번도 없을 정도로 최근 수년간 유럽세가 미국세에 눌려왔다. 반면 95년 존 댈리가 무서운 괴력으로 비바람을 극복하며 우승한 이래 지난해까지 톰 레이먼, 저스틴 레너드, 마크 오메라 등 미국선수가 4년 연속 우승컵을 차지했다. 몽고메리와 웨스트우드, 올라사발, 예스퍼 파르네빅(스웨덴) 등이 선봉에 선 유럽세가 과연 7년만에 우승컵을 되찾을 수 있을지.
지금까지 커누스티에서 벌어진 5번의 브리티시오픈에서는 유럽과 미국이 2차례씩 우승을 나눴고, 나머지 한번은 게리 플레이어(남아공)가 차지했다.
/남재국기자 jknam@hk.co.kr
○…SBS와 스포츠 전문 케이블채널인 한국스포츠TV는 이번 대회를 첫날부터 생중계한다. SBS는 16일 새벽 1시30분부터 3시까지 1라운드를 생중계한 뒤 최종일인 19일 새벽 4라운드까지 매일 새벽 실황중계할 예정이다. 스포츠TV도 15일 밤 10시부터 1라운드 생중계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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