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 정국에서 「무릎 대화」에 나서는 DJP 두 사람이 주연이라면 이에 앞서 「물밑 대화」를 벌일 양측의 인사들은 조연이다. DJP가 8월 하순에 끝내기 수순에 돌입하려면 양측간의 물밑 채널은 이르면 이달 말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김용채(金鎔采)총리비서실장은 『대통령과 총리를 모두 잘아는 사람들이 중간에서 의견을 조율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DJP 담판전에 양측 대리인 사이에 협상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를 위해 대선합의문에 명시된 「양당 내각제 개헌추진위」를 공식 출범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으나 그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 양당 당직자들은 『국정협의회 등 기존의 기구들을 활용할 수도 있고 양측 파트너들끼리 만나 논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국민회의와 청와대측에선 이만섭(李萬燮)총재대행 한광옥(韓光玉)부총재 한화갑(韓和甲)총장 박상천(朴相千)총무 청와대 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 김정길(金正吉)정무수석 등이 협상채널이 될 수 있다.
이에 상대할 자민련측 인사로는 박태준(朴泰俊)총재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 김현욱(金顯煜)총장 강창희(姜昌熙)원내총무 김용채 총리비서실장 등이 거명된다.
김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연내 개헌 결심을 하지 않는 한 김중권실장과 김정길수석 등 청와대측 인사들은 내각제 연기의 불가피성을 역설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수석은 그동안 틈날 때마다 JP를 만나 의중을 타진해왔다. 이대행은 평소 대통령제 옹호론자여서 그의 처신이 주목된다.
한광옥부총재는 대선 당시 자민련 김 수석부총재와 함께 단일화 합의문을 만든 당사자로 최근 양당 국정협의회 멤버로 들어갔다. 한화갑 총무는 실세총장으로서 DJ 의중을 파악, 자민련을 설득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자민련에서 김 수석부총재, 강총무 등은 연내 내각제 개헌이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강경파들이다. 반면 박총재와 김총장 등은 「내각제 개헌도 필요하지만 공동정부의 원만한 운영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김용채 총리비서실장은 청와대측과의 가교역뿐만 아니라 자민련의 강·온파 의견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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