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아무도 2등을 기억하지 않는다」광고문구 같은 이 말을 절감하는 과학자들이 있다. 과학자들이 최고의 영예로 생각하는 노벨상을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도 애매한 규정때문에 받지 못한 본의아닌 2등과학자들이 주인공이다.
미국의 과학전문지 「디스커버」 7월호는 노벨상을 받을 만한 큰 업적을 남기고도 수상하지 못한 과학자들을 소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노벨상을 만든 알프레드 노벨이 유언으로 남긴 시상규정의 피해자들이다. 과학분야의 노벨상은 의학 및 생리학, 물리학, 화학만 있어서 수학자와 지질학자 등은 수상기회조차 없다.
또 3명 이상이 공동연구를 한 연구결과로는 노벨상을 탈 수 없고 연구자가 살아있어야만 상을 탈 수 있다. 물론 연구내용이 수상시점까지 확고하게 학계 의 인정을 받아야만 한다.
이런 이유때문에 노벨상을 받지 못한 대표적인 과학자가 핵분열현상을 발견한 독일의 여성 물리학자인 라이즈 마이트너박사. 그녀는 화학자 오토 한(Otto Hahn)과 함께 20세기 과학의 최대 수수께끼 가운데 하나인 방사능의 근원을 밝혀냈다. 핵분열현상을 규명한 그의 중요한 역할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44년 노벨상의 영광은 오토 한 박사에게만 주어졌다.
그는 그후로도 9년동안 13번이나 노벨상 후보에 올랐지만 결국 상을 받지 못했다. 그가 상을 받지 못한 이유에 대해 당시 과학계가 핵분열현상 규명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하고 당시 과학계에 뿌리깊이 남아있던 성차별 때문이라는 견해도 많다.
그러나 44년 DNA를 발견한 캐나다 출신 오스왈드 에버리 박사는 성차별로는설명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제임스 왓슨과 프란시스 크릭을 DNA 발견자로 알고 있지만 실제 DNA가 생물체의 특성전달 물질이라는 것을 밝혀낸 것은 에버리 박사다. 에버리박사가 DNA기능을 밝혀낸 뒤 왓슨과 크릭이 DNA의 이중나선구조를규명한 것이다.
X-레이 결정학연구로 왓슨과 크릭이 DNA 이중나선구조를 밝히는데 결정적 도움을 준 로잘린드 프랭클린박사도 노벨상이 시상된 62년 이전에 난소암으로 사망해 수상기회를 놓쳤다. 67년 밀도가 아주 높은 중성자별인 퀘이사(quasar)를 발견한 조셀린 벨은 발견 당시 나이가 24세로 너무 어려 노벨상을 타지 못한 경우다. 대신 그의 논문지도교수였던 앤터니 휴이시박사가 받았다.
개의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리한 찰스 베스트도 21년 당시 경력이 부족한 대학생이라는 이유로 노벨상을 타지못했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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