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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WWW.세상읽기] 자동차소비자보호운동가 랠프 호어

입력
1999.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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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회사 제너럴 모터스(GM)가 시보레 말리브 승용차의 기름탱크 폭발로 화상을 입은 피해자 6명에게 49억달러(5조8,000억원)를 보상하라는 판결을 캘리포니아 법원으로부터 받았다. 삼성자동차 정리를 위해 이건희회장이 내놓게 될 2조8,000억원의 두 배가 넘고 피해자당 약 1조원씩 돌아가게 될 터이니 얼마나 큰 보상액인가 실감난다. 언론의 관심도 막대한 배상액수에 몰려 있다. 뉴욕타임스는 대법원 최종심에서는 액수가 낮아지겠지만 GM은 폰티악, 올즈모빌 차종에도 비슷한 소송이 60여건 걸려 있어 위기라고 말했다. 아메리카 온라인(AOL)은 비즈니스섹션에서 이 기사를 다루면서 GM주가가 1.62달러 하락했다고 보도했다.언론은 돈에 비중을 두고 있지만 TV와 인터넷화면으로 참혹한 흉터의 피해자들 모습을 보니, 그들의 고통은 거액으로도 절대 보상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운전을 했던 주피해자 패트리셔 앤더슨은 6년 전의 일인데도 당시를 회상하는 것조차 두렵다고 한다. 그의 딸 앨리셔(11)는 60차례나 수술을 받았다. 패트리셔가 재판 후 기자들에게 『할 말이 없다』고 한 것은 말로 표현할 길 없는 고통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언론에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사건을 패트리셔의 승리로 이끈 결정적 인물은 자동차안전전문가 랠프 호어이다. 호어의 이름을 언급한 것은 뉴욕타임스뿐이다. 피해자들의 변호사에게 컨설팅을 했다고 적혀 있다.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아보니 자동차안전 컨설팅회사를 운영하는 호어는 변호사들에게 주요 교통사고 분석자료와 GM이 연료시스템기준을 완화시키기 위해 70년대에 로비활동을 한 증거물을 제공했다. GM사건의 승소 발판은 그가 마련했던 것이다.

호어는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기구의 연구원 출신이다. 교통안전기구의 전직 임원들은 부도덕하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흔히 자동차회사로 전직해 많은 월급을 받는다. 그러나 호어는 자동차안전정보를 「프로소비자」인 변호사들에게 팔면서 인터넷에 소비자를 위한 고급 정보를 제공, 높은 수입을 올리며 사회운동가로 활약하고 있다. 그의 인터넷 페이지(www.safetyforum.com)에는 GM이 기름탱크의 위험성을 알았음을 입증하는 GM의 내부문서가 실려 있다. 또 서슬퍼렇던 스타 미정부특별검사가 GM의 대표변호사며 위증혐의가 있다는 점, 혼다가 올해 출시할 저공해알루미늄 자동차에안전성문제가 있다는 점도 읽을 수 있다. 올들어 5월까지만 344건에 이르는 우리의 자동차 급발진사건에 기업들의 잘못이 없는가 호어에게 자문하면 될 것같다.

박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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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j@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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