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국민회의의 당직개편이 남의 집안일이 아닌만큼 말을 아끼지 않았다. 여권의 새 진용을 일단 「친정체제 구축」으로 규정한 한나라당의 1차적 관심은 국민회의의 바깥살림. 여기에 대해서는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축이 무너진 정국을 복원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기대섞인 관측이 더 우세했다. 이부영(李富榮)총무는 『전반기 정국을 돌이켜볼때 (여당이) 더이상 강하게 밀려고만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새 진용이) 강성 이미지이긴 하지만 야당때와는 다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총무는 또 『실세가 자리를 꿰찼으니 당이 정국을 주도할 터이고, 이는 야당과의 협상이 곧 타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만섭(李萬燮)총재대행에 대해서는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았다.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개혁을 다시 화두로 꺼내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개혁과는 거리가 먼 인물을 택한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몰아쳤다.
안대변인은 또 이대행이 김종필(金鍾泌)총리와 3공때부터 소원하다는 점을 들어 『내각제 논의가 원만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찌감치 불씨를 지폈다. 총재실의 한 측근도 『(이대행의 기용은) 장고끝에 악수』라고 평가절하한 뒤 『결국 전당대회까지 또다시 장고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행에 대한 이런 부정적 평가에는 「텃밭(TK지역)이 상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듯 하다.
이번 개편을 「동교동의 위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현재의 정국상황이 동교동 핵심으로 하여금 어쩔수 없이 전면에 나오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신경식(辛卿植)총장은 『내부적인 절박감이 엿보인다』고 풀이했고, 이부영총무는 『실세로 진용이 짜여진만큼 당연히 결과까지 책임져야하는 데 이는 곧 김대통령도 정국상황에 자유로울 수 없음을 뜻한다』고 분석했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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