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으로 남을 돕는 것도 좋지만 저는 제 건강한 생명을 나눠주고 싶습니다』서울 마포구 공덕동 LG엔지니어링 차장 임종윤(林鍾允·42)씨는 「혈소판 헌혈 5분대기조」다. 임씨는 혈소판 수혈이 시급한 백혈병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으면 월차휴가를 내서라도 병원으로 달려간다. 혈소판 헌혈에 1시간30분, 병원 왕복시간을 합치면 3시간이상 소요되는 수고도 기꺼이 감내한다.
95년 12월 성인백혈병환자모임 「새빛 누리회」(회장 박철·朴喆)에 혈소판 헌혈회원으로 가입한 이래 지금까지 헌혈한 횟수는 50여회. 한달에 1회 이상 혈소판을 나눠준 셈이며 400여명 회원 중 단연 최다기록이다.
임씨는 『혈소판 헌혈은 내가 건강해야 가능하다』며 『건강한 혈소판을 헌혈하기 위해 항상 내몸을 먼저 단련하게 되고 헌혈 때는 내몸의 피를 깨끗이 세척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혈소판 헌혈 예찬론을 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임씨는 헌혈시 환자 및 가족들과 접촉을 되도록 피하고 사례는 일절 받지 않는다. 하지만 단 한번 예외가 있었다. 96년 강원도 삼척시에서 백혈병치료를 위해 상경한 20대 청년에게 수개월동안 보름에 한번씩 혈소판을 제공해 준 적이 있다.
『워낙 자주 병원을 찾았기에 가족들과 마주칠 수밖에 없었죠. 가난한 어민이었던 환자의 나이든 부모가 감사의 뜻으로 전하는 마른 오징어 꾸러미를 차마 거절 할 수가 없더군요』
임씨는 『건강한 생명을 나눠줄 수 있다는 보람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며 『15~50세의 건강한 성인이면 누구나 혈소판 헌혈을 할 수 있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함께 「생명나눔」의 기쁨을 누렸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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