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항의시위가 중대한 국가위기로 번지고 있다』사법부가 개혁파 신문 「살람」을 폐간조치하면서 촉발된 이란의 학생 시위가 치안을 담당하는 보안군의 유혈진압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보안군이 대학 구내까지 들어가 시위를 진압하면서 3명이 숨진 직후 수도 테헤란의 항의 시위에 5,000명이상이 참가했다. 시위는 라슈트 타브리즈 길란 등 지방도시로 이어지고 있다.
이란 국가안보 최고위원회(SNSC)가 대학 캠퍼스 난입 책임자를 해임하며 시위 자제를 요청했지만, 보수파인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측은 학생들을 오히려 선동하는 느낌이다.
이번 사태는 보수·개혁파 갈등의 단면이며, 수습 방향에 따라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이 이끄는 이란 개혁·개방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하타미 대통령의 취임이후 2년간 500개가 넘는 신문과 잡지가 생겨났다. 여성들이 검은색 차도르 대신 스카프를 걸치는 등 자유화 물결도 일고 있다.
그러나 이는 성직자 등 보수세력에 위기감을 안기면서 곳곳에서 보혁(保革)갈등이 표출돼왔다.
2월 보수파 정보부장관의 경질, 지난해 하타미대통령의 최측근인 골람 후세인 카르바시 테헤란시장의 구속 등이 단적인 예다.
현재 이란은 대통령외에 누리부통령, 모하제라니 이슬람지도장관 등이 개혁파로 분류되고 있으며 보수파로는 나테크누리 국회의장과 야즈디사법부대표 등이 꼽히고 있다.
모스타파 모인 고등교육장관은 이번 사태와 관련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사회 혼란을 조성하고 정치 발전을 저해하며 이슬람공화국 체제를 붕괴시키려는 음모가 숨어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인 장관은 하타미 대통령의 측근.
보수파인 하메네이 추종자들은 10일 성명을 내고 『경찰과 정체가 의심스러운 집단이 대학의 신성함을 유린했다』고 학생들을 부채질했다.
이에따라 누군가 학생시위를 이용하고 있으며, 수습방향에 따라 심각한 권력투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희경기자 hk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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