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가 정부의 생명보험사 상장 방침에다 최근 초읽기에 들어간 대우전자 매각협상을 발판으로 구조조정작업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9일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 대주주인 대우는 지난달말 정부가 삼성·교보생명을 상장시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가 특혜시비에 휘말려 「불허」키로 하자 크게 낙담했으나 이날 생보사 상장 방침이 확인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됐다. 대우 경영진은 「교보생명 상장」과 「대우전자 매각」이 그동안 시중에 나돌던 악소문을 잠재우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이른 아침부터 구조조정본부를 중심으로 수뇌진과 실무자들이 대응전략을 짜느라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달들어 사장단 50명 중 33명을 퇴진시키는등 비장한 각오로 그룹 재건에 나선 대우가 이번 기회에 새로운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우재건의 첫 지렛대는 교보생명의 상장이다. 대우는 현재 ㈜대우를 통해 교보생명 지분 24%, 김우중(金宇中)회장 개인 명의로 11%등 모두 35%의 교보생명 지분(총주식수는 480여만주)을 갖고있다. 대우는 이 지분을 모두 매각할 경우 최소 1조5,000억원대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보측은 상장시 최소 1주당 65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못받아도 1주당 30만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이같은 자금동원을 예상하고 있는 것.
더구나 교보생명의 주가가 교보측의 예상대로 60만원대에 달하면 대우는 전혀 다른 상황을 맞게된다. 대우는 그동안 미국계 은행등과 교보생명 지분 매각 협상을 벌여왔으나 앞으로 지분을 해외에 매각할 것인지 아니면 내년 상장까지 기다릴 것인지 등을 금명간 결정할 계획이다.
대우전자의 매각도 큰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미국계 투자그룹과 진행해 온 「대우전자」 매각협상은 이르면 내주초 타결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대우전자 외자유치 규모가 많으면 30억달러 내외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대우의 계획대로 이루어진다면 그룹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에 획기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98년말 현재 대우의 부채비율은 527%였으나 상반기 중 힐튼호텔(2억1,500만달러) 대우통신 TDX사업(4억2,000만달러) 대우정밀 현가장치부문(1억1,800만달러)등 20여건의 법인과 사업부문을 국내외에 매각해 360%대로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가 연말까지 부채비율 199%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하는 시각이 많으나 대우측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대우는 앞으로 자동차·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한미은행 지분(16.83%)은 유지하기로 했다. 대우는 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 대해서는 『정부와 채권단이 먼저 인수조건을 내면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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