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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 무표정] "언제 태풍있었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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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 무표정] "언제 태풍있었더냐…"

입력
1999.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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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뒤에는 여진(餘震)이 있을 법 한데 9일 김종필(金鍾泌)총리는 벌써 평상심을 찾은 듯 했다. 평소대로 오전 8시30분 출근한 김총리의 표정에는 전날 자민련당직자와의 오찬에서 보였던 격한 모습은 흔적도 없었다.총리실 간부들이 조심스레 심중을 살폈지만 김총리는 공동여당을 한바탕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특검제 파동에 대해서도 일체 말이 없었다. 김용채(金鎔采)총리비서실장이 국민회의 분위기를 보고할 때도 묵묵히 듣기만 했다고한다.

김총리의 이런 모습을 총리실과 자민련은 『더이상의 뒷공론을 원치않는다』는 지시로 받아들였다. 국민회의 안동선(安東善)지도위의장이 칼날을 세워 국민회의 저변의 기류를 전했지만 총리실, 자민련 모두 입이라도 맞춘 듯 김총리의 침묵을 따랐다.

총리실의 한 간부는 『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총재권한대행이 경질된 이상 공동여당의 갈등을 더 부추길 필요는 없다』며 『김총리의 무표정은 「상황종료」를 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민련의 한 당직자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총리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두 여당 사이의 벽은 더욱 높아졌다』며 『당분간 말을 아끼는게 서로를 위해 좋다』고 말했다.

김총리는 잠시나마 정치에서 비껴나고 싶은 듯 기상이 나쁘다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 오전 10시 전남 여수에서 열린 한국석유공사 석유비축기지 준공식 참석을 강행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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