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인 화면, 경쾌하고 자극적인 음악, 현란한 특수효과 속에 형사와 악의 화신, 유령의 한판 싸움이 숨가쁘게 전개된다. 이 과정에서 사랑하는 연인이 희생되지만 새로운 사랑은 찾아온다. 그리고 시대말적 혼돈을 정리하는 한사람의 영웅이 탄생한다. 「은실이」후속으로 12일 첫 방송될 SBS 월·화 드라마 16부작 「고스트」(김종학·민병천 연출, 강은경 극본). 작품성보다는 오락적 완성도를 추구한 공포 멜로물. 출연자들도 신세대들이 좋아하는 장동건 명세빈 김민종 김상중 박지윤 등이 나온다. 「고스트」 의 제작과 연출을 담당한 김종학PD, 주연을 맡은 장동건과 명세빈을 만났다.김종학 PD
7일 시사된 1회분 「고스트」는 그동안 「모래시계」 「여명의 눈동자」의 김종학PD의 분위기를 엿볼 수 없다. 변신이다. 『이번 작품은 역사성과 사회성이 짙었던 이전 작품과 달리 편하고 재미있게 보도록 만들었습니다』
김종학 프로덕션을 차려 제작한 1호 작품이다. 하지만 소위 잘 나가던 김PD에게 쓰라린 좌절을 안겨줬던 「백야 3.98」의 상흔이 아직도 남아있다. 『좌절은 큰 경험이었지요. 새로운 흐름을 좇지 못한 자만심이 초래한 결과였습니다. 이번 작품은 그래서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김PD는 가급적 젊은 민병천 감독에게 연출 대부분을 맡기고 연출 자문을 주로 했다. 하지만 화면 곳곳에서 치밀하고 선굵은 그의 연출 흔적이 엿보인다. 촬영장에서 연기지도도 직접 했다. 『캐스팅을 제가 직접 했지요. 새로운 작품에 맞게 이전에 작업을 함께 해보지 않은 연기자들로 구성했어요. 어쩌면 큰 모험인 셈입니다』
호화 캐스팅과 특수효과 등으로 약 20억원이 투입됐다. 『돈 많이 들이고 망했다는 소리를 들어 돈 이야기만 나오면 겁이 납니다. 돈들인 만큼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시청자들에게 보답하겠습니다』
그는 요즘 신세대들의 분위기를 익히기 위해 노래방에서 랩도 배우고 트렌디드라마나 영화도 많이 본다고 했다. 과연 「백야 3.98」로 흠이 난 명성이 「고스트」 로 회복될 지.
장동건
개봉을 앞둔 영화 「인정사정 볼 것없다」에서와 같은 형사 역. 그러나 현실에서 볼 수 없는 멋진 형사다. 『장르가 멜로여서 이미지를 살리다 보니 그런 형사가 된 것 같습니다』 고 말했다.
심혈을 기울여 연기했던 MBC 미니 시리즈 「청춘」이 표절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중도하차했다. 또 영화촬영 도중 팔을 다쳐 연기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작심하고 이번 작품에 덤벼들고 있어요. 김종학 PD의 역량을 믿고 기쁜 마음으로 출연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연기력을 향상시킬 좋은 기회라고 봅니다』
깎은 듯 잘생긴 외모, 차가운 인상. 하지만 화면과 달리 따뜻함이 비친다. 『좋은 역을 주로 한 때문인지 이미지가 굳어 잘 생긴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옆에 있던 명세빈이 『아니, 정말 잘 생겼어요』라고 말하자 얼굴을 붉히면서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린다.
명세빈
민소매의 검정색 원피스 만큼이나 단순하고 차분해 보인다. 맑은 얼굴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말할 때도 조용하다. 시험을 기다리는 어린아이이처럼 잔뜩 긴장하며 화면을 본다. 그녀는 「고스트」에서 색다른 연기를 해야한다. 『1, 2부에선 차분하고 청순한 의사 선영으로, 3부부터는 웹진 기자 재영으로 1인 2역을 해서 힘들지만 재미있어요』 실제 성격과 비슷하냐는 물음에 『내성적인 편인데 밝게 살려고 노력해요. 굳이 말한다면 재영역이 저와 비슷해요』
연기경력 1년 6개월, 이번이 세번째 드라마다. 지난해 KBS 「순수」와 「종이학」의 주연을 맡아 벼락스타가 됐다. 공부(동덕여대 의상학과 4년)와 연기를 병행하기가 참 힘들지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대학생활이 연기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그녀는 관객이나 시청자가 작품에 공감하면서 몰입할 수 있도록 자연스런 연기를 하는 것이 희망이다. 『장동건 선배는 처음 함께 작업해보지만 참 자상해요. 하나 하나 가르쳐주면서 연기를 해요. 좋은 만남이지요』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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