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이근웅·李根雄부장판사)는 8일 위조 고서화와 문화재 등을 담보로 8억5천여만원을 가로챈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구속기소된 한국고미술협회 전회장 공창호(孔昌鎬.51)피고인의 보석신청을 받아들여 보증금 2천만원에 석방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사기죄가 성립되려면 피고인이 미술품이 가짜라는 사실을미리 알고 있었어야 하는데 `진품인 것으로 믿고 거래에 참여했고 지금도 진짜라고믿고 있으며 만일 가짜라면 피해를 모두 배상하겠다'고 주장하는 점에 비춰볼 때 불구속 상태에서 충분한 변론을 하도록 해줄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들중 일부가 `공씨의 안목을 믿고 싶다'며 가짜가 아니라고주장하는데다 문화재 감정위원들중 일부도 진짜라고 주장하는점 등에 비춰볼 때 미리 유죄 여부를 단정할 수 없고 재판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되므로 피고인의 방어권을충분히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씨는 지난해 2월 `오원 장승업 잡화 8폭병풍' 등 위조된 고서화와 문화재를건설업자 이모씨에게 담보로 제공하고 9억원을 빌려 선이자를 제외한 8억5천여만원을 사취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기소됐다.
한편 서울지법 형사5단독 이근윤(李根潤) 판사는 이날 청전 이상범의 `추경산수화' 등 위조 미술품을 판 혐의로 구속기소된 권춘식(權春植.52)피고인에게 사인위조죄 등을 적용,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작업도구와 위조미술품 3점을 몰수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가 있는데다 위조 수법이 교묘한 점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권씨는 지난 91년 위작시비로 논란을 빚은 천경자(千鏡子)화백의 `미인도'를 자신이 위조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지만 검찰이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지나 기소하지 않아 법정에서의 진위여부 판단은 이뤄지지 않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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