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의 공중화장실은 늘 불쾌한 이미지를 떠오르게 한다. 외국인 관광객의 불편사항에는 공중화장실이 단골메뉴로 등장한다.IP(Information Provider)사업가인 박윤희(29)씨는 인터넷에서 공중화장실 아름답게 가꾸기 운동을 펼치는 「화장실 전문가」다.
지난 4월 하이텔에 화장실정보(go rest)를 개설한 데 이어 최근 인터넷사이트(www.toilet.co.kr) 문을 열었다. 여기에는 국내외 1,000개의 깨끗한 공중화장실 정보가 담겨있다.
『선진국의 공중화장실은 쾌적하고 안락한 휴식공간입니다』. 워낙 장이 나빠 여행때마다 화장실부터 챙겨야했던 그는 선진국과는 너무나 다른 우리의 공중화장실 문화를 개선하자는 생각에서 독특한 소재의 정보사업에 뛰어들었다.
외국의 공중화장실은 인터넷이나 지자체를 돌며 수집하고, 친구가 해외여행이라도 가면 꼭 취재를 부탁했다. 국내의 경우 서울은 물론 지방의 공중화장실을 틈만나면 뒤지고 다녔다. 여자화장실을 기웃거리다 오해도 받고 공중화장실을 관리하는 공무원들과 싸운 것도 여러번.
인터넷사이트에는 깨끗한 화장실로 선정된 국내외 화장실 정보가 사진과 함께 자세히 소개돼 있다. 화장실의 위치, 분위기는 물론 청결도와 휴지 비누가 있는 지, 자변기는 몇개이고, 전체 색상은 어떤 컬러인 지 등을 소개한다.
박씨가 꼽는 「넘버원」은 지하철 화서역 공중화장실. 어린이 변기가 별도 있는 것은 물론 여자좌변기 옆에 어린이전용 좌변기가 같이 설치돼 있을 정도로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고 있다는 것. 화서역 화장실의 경우 세계에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멋진 곳이라는 게 박씨의 평이다.
여자가 용변을 보면 남자석고상에서 후레쉬가 터져 놀라하게 하는 일본의 화장실 등 외국의 6대 이색 화장실도 뽑았다. 서울 지하철 전노선의 화장실 사진을 모두 담은 「지하철화장실 엿보기란」도 꾸며놨다.
하지만 사이트에는 좋은 화장실정보만 올려놓았다. 지저분하고 문제가 있는 화장실은 취재자료를 해당 지자체에 보내 개선을 부탁한다.
『공중화장실을 보면 그 나라의 문화수준을 알 수 있죠』. 그는 장애인을 위해 진입로는 물론 세면대 거울을 45도 각도로 기울여놓는 등 화장실에까지 인체공학적 설계개념을 도입한 선진국의 경우는 우리에게 귀감이 된다고 했다.
박씨는 『한국을 방문한 외국관광객중 절반 가량이 화장실이 너무 지저분해 아무데나 방뇨를 했다는 통계는 부끄러운 일』이라며 『공중화장실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가꾸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일기자 goldp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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