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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양평, 문화특구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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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양평, 문화특구를 꿈꾼다

입력
1999.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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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바탕골 예술관극장, 미술관, 도자기공방, 아트숍 카페를 갖춘 종합 문화공간 바탕골예술관. 서울 대학로 바탕골예술관 대표인 박의순(62)씨가 만들었다. 푸른 산과 너른 들, 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세워졌다. 박씨는 유흥공간으로 변해가는 대학로가 싫어서, 그리고 좀 더 나은 공간에서 공연도 하고 전시도 하고 싶어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400석 규모의 극장은 우선 주말에 어린이극을 주로 하고 관객을 봐가며 평일 공연도 할 예정. 1일 개관공연에는 김덕수 일행의 사물놀이와 김영임의 경기민요가 펼쳐졌다. 3개의 전시장을 갖춘 미술관에는 도자기공방이 딸렸다. 도자기공방에는 누구나 들락거리며 그릇을 빚어볼 수 있다. 아이들이 공방에서 흙을 만지며 노는 동안 엄마들은 아담한 카페에서 차를 마시거나 전시를 둘러본다. 1일 이곳을 찾은 주부 문정원(42·서울 성북구 돈암동)씨는 두달째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데리고 여기에 오고 있다. 이날은 아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과 엄마 16명이 단체 나들이를 했다. 문씨는 『아이가 공룡, 컵을 만들었고 주말에는 아이 아빠도 함께 와서 재떨이를 만들었는데 아이가 무척 좋아한다』고 즐거워했다.

미술관에서는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8월31일까지). 들어서자마자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은 93년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거북선」. 끼익끼익 소리를 내며 노가 움직이고 몸통을 이루는 수많은 TV 화면에서 영상이미지가 흘러간다. 뒷쪽 통유리로 야외 풍경이 들어와 거북선이 푸른 하늘을 헤엄치는 것처럼 보인다.

양평 바탕골예술관은 개관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두 달간 1,000여명이 다녀갔는데 서울 사람이 80%라고 한다.

7·8월 두달간의 개관 프로그램으로 극장에서는 연극 영화 무용 등을 한다. 이윤택의 「산 너머 개똥아」(10·11·17·18일 토 낮3·7시 일 낮3시), 바탕골가족극장의 「개구쟁이와 마법사」(31~8월29일 매주 토·일 낮2·4시), 일본 가제노코 규슈 극단의 「놀이는 즐겁다」(8월3·4일 낮 2·4시), 덴마크 코로나무용극단의 「춤추는 바람」(24·25일 낮2·4시)등. 0338_774_0745.

예술가들이 양평으로 간다

갑갑한 서울을 떠나 예술가들이 양평으로 모이고 있다. 4년 전 양평에 들어온 한국화가 홍용선씨는 『서울에서 가까워 교통이 편하고 자연이 아름답고 땅값이 싸 화실 마련하기가 쉬워 이사했다』고 말했다.

양평예술인협회에는 화가 문인 등 300여명의 회원이 있다. 이중 화가가 130명, 문인이 60명 쯤 된다. 서양화가 박동인, 한국화가 송계일, 소설가 김민숙, TV 드라마 「간난이」의 작가 양문길, 소설가 백시종씨 등 이름이 알려진 이들이 절반 가까이 된다. 아지오, 서종갤러리 등 화랑이 들어섰고 가나아트가 폐교를 활용해 아틀리에 겸 전시장으로 꾸민 공방도 있다. 시인 황병걸씨가 주인인 카페 「어린 왕자」도 그림을 전시하는 공간. 평생 어머니 그림만 그려온 서양화가 이동표씨는 자기 집 지하를 전시장으로 꾸며 개방하고 있다.

양평의 예술인들은 이 고장을 문화도시로 가꾸는데 열심이다. 양평예술인협회가 지난달 양평 중미산 휴양림에서 처음 연 심야의 숲속음악회에는 두 차례 공연에 5,000여명의 관객이 몰리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양평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묶여 공해를 일으킬만한 산업이 들어설 수 없는 곳이다. 대신 아름다운 환경과 문화를 관광자원화하는 것이 지역개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양평군의 2대 목표도 환경농업과 문화적 가치창출이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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