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미르 사태 종식을 위한 인도와 파키스탄의 외교 행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군사적 측면에서는 양측 국경통제선(LoC)의 「타이거 힐」전투가 사태 진전의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해발 4950㎙의 타이거 힐은 지형지세가 험하고 인도령내 인접 후방의 스리나가르_레 고속도로와 군사도시 드라스 등 양측의 보급·진격로를 제압할 수 있는 전략 요충지.
인도군 당국은 5일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고 있는 회교 반군으로부터 타이거 힐을 점령했다고 발표했다. 인도 언론들은 『야간 공세는 밤하늘을 붉게 수놓은 장관이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회교 반군측은 『타이거 힐이 완전히 인도군의 수중에 떨어진 것은 아니다』라며 『전투는 계속되고 있고 인도군 손실도 심각하다』고 반박했다. 인도도 일부 능선에서 산발적인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인도군은 타이거 힐 공략을 위해 우측 전진기지인 해발 4,129㎙의 톨로링을 점령하는 데 2주일을 소모했다. 희생자도 40명이 넘었다. 한 병사는 톨로링의 공격시 필요한 통신시설을 확보하는데만 14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 때문에 인도군은 타이거 힐 공략에 3개 대대 이상의 특수부대를 투입하고 작전 개시 시기를 연기하는 등 신중을 기했다.
그러나 인도군이 타이거 힐을 완벽하게 장악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미 일조시간이 제한돼 공습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 드러났고, 통제선(LoC)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에 파키스탄 지역내의 반군 보급로 차단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타이거 힐은 6·25 전쟁때 한국군과 중국군 사이에 10여 차례씩 주인이 바뀌었던 철원 평야의 백마고지의 운명이 될 지 모른다.
/김병찬기자 b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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