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영상시대라고 아우성이다. 책은 좀처럼 읽지 않는다. 「책에 삶과 지혜가 있다」는 말은 진짜 책에나 있는 말인가? 만화를 제외한 책이 하루에도 79종, 연간 2만 8,900여종(98년 기준)이 쏟아져 나온다. 독자의 눈길 한번 받지 못하고 쓰레기장으로 직행하는 책들도 허다하다.영상시대, 그리고 책의 홍수 속에 과연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나? 영상시대를 선도해 온 방송사들이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러한 물음에 다양한 독서프로그램을 통해 답을 제시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독서프로는 KBS 1TV의 「이 한권의 책」 (월~금 오후 10시). 방송시간은 1분 30초에 불과하지만 교양 프로로는 이례적으로 20%대에 가까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저명인사들이 나와 책내용과 관련해서 얻은 지식이나 세계관, 인생교훈 등을 말한다. 그동안 장상 이화여대총장, 박동규 서울대 교수, 탤런트 유인촌, 오웅진 신부, 강지원 검사, 이돈명 변호사 등이 출연, 「뜻으로 본 한국사」 「논어」 「햄릿」 등 다양한 책을 소개했다.
독서정보 제공에 초점을 맞춘 프로는 KBS 1TV의 「TV 책방」(일 오전 6시40분). 30분 동안 진행되는 이 프로는 김정란 상지대 교수 등 도서자문단이 선정한 10~13권의 신간을 소개하는 「신간안내」와 이슈가 되는 책을 뽑아 저자로부터 직접 내용을 들어보는 「금주의 책」, 시청자들이 뽑은 「베스트 북」, 한 주제에 관련된 책들을 알려주는 「책방 기획」등 다양한 코너가 마련돼 있다.
EBS 위성 1TV의 「즐거운 책읽기」(월 오후 8시 30분)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고전 등을 소개한다. 인천 문일여고 이만기 교사의 진행으로 전문가를 초청, 「공자」 「국가론」 「태백산맥」 등을 소개했다.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주의해서 볼 대목 등을 전한다. 또 청소년들의 책에 대한 궁금증도 해결해 준다.
라디오에서도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방송중이다. SBS 라디오의 「김갑수의 책하고 놀자」(월~토 오후 4시5분)는 작가들을 초대, 삶과 문학세계를 알아보는 「작가탐구」코너가 있고, 저명 인사들의 독서이력을 통해 인생관을 엿보는 「책과 나와 인터넷북카페」 「아이책 디딤돌」 「스크린 문학」 「청취자 참여코너」 등 다양하게 꾸며진다.
이밖에 KBS 1라디오 「책마을 산책」 (일 낮 12시10분), KBS 2라디오 「라디오 독서실」 (일 오전 6시40분), EBS FM의 「책과의 만남」 (토 오후 9시)과 「책나라 여행」(일 오후 3시) 등도 알찬 도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KBS 김성중 부주간은 『독자들이 책을 올바로 선택하고 깊이있게 읽을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내용의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면서 『외국처럼 시청자나 청취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시간대에 독서 프로그램을 배치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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