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성 인벤션」은 바흐(1685~1750)의 음악적 알파요, 「음악의 헌정」은 오메가다. 아름다운 음 조직이면서 치밀한 논리로 받쳐져 있다. 에셔(1898~1972)는 「올라가기와 내려가기」 「상대성」 등 현실 세계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상상의 장면을 실재보다 더 사실적으로 그린 화가다.지금껏 실제 생활과는 무관한 것으로 여겨져 온 그같은 세계가 이제 오늘날은 생활 속으로 들어 와 삶의 색깔을 바꾸고 있다. 그 공신이 바로 GEB. 거대한 전자 두뇌(giant electric brains)라는 뜻이다.
「괴델, 에셔, 바흐」는 사이버 문화의 결정체, GEB의 뿌리를 찾아 내려 오는 책이다. 학문의 세분화가 극에 다른 이 때, 예술과 과학이 하나로 합일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이는 책이다. 수학보다 더 수학적인 바흐의 음악, 치밀한 허구를 그리는 데 생을 바친 에셔, 수학의 근본 체계부터 뒤흔든 수학자 괴델(1906~1978) 등 세 사람이 사이버 시대 논리의 아버지라는 것.
지은이는 미시건대와 인디애나대에서 인지과학과 컴퓨터 과학 교수로 재직중. 월간 사이언스지는 「최근 출간된 수많은 책들 중 가장 흥미진진하고 독창적인 책」이라고 평했다. 까치 발행(상·하), 각 1만5,000원, 박여성 옮김.
/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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