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5일 「삼성차 처리는 전적인 삼성책임」을 골자로 한 정부의 3대원칙이 제시되자 『정부나 채권단이 공식 통보하면 검토할 사안』이라며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삼성측은 정부측 안중 출연주식의 장외거래허용과 관련,『누구라도 살 사람만 있다면 가능한일이다』며『장외거래는 일차적으로 채권단에서 알아서 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삼성계열사가 삼성생명의 주식을 인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계열사간 상호지분제한 철폐 등의 제한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유가증권투자이므로 계열사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승인절차 등 법적인 제한이 많다』며『이것이 가능했다면 애초 사재출연 대신에 각 계열사가 삼성차의 부채를 분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자동차 부채를 모두 떨어내고 부산공장을 제3자 매각한다는 방안에 대해서도 『삼성생명이 상장됐을 때만 부채를 떨어낼 수 있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삼성은 결국 정부가 넘긴 공에 대해 『검토할 단계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자동차 채권단들은 벙어리 냉가슴을 앓듯 끙끙 앓고있다. 유력한 채권회수방안으로 믿었던 삼성생명 상장이 유보된데다 삼성차 처리문제에 「부산민심」등 장외논리까지 끼어들어 일이 갈수록 꼬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삼성차 부산공장에 대한 대우 인수방침을 거론하면서 추가 금융부담 등을 거론하자 사태가 악화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막대한 공적자금을 받은 채권단으로서는 정부가 어떤 방침을 내세우든 그대로 따를수 밖에 없는 입장이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채권단들은 상장여부에 관계없이 2조8,000억원을 이건희(李健熙)삼성그룹회장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는 정부 방침에 대해서는 내심 반기는 표정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를 내놓은 것은 삼성차 부채를 다 갚겠다는 「약속」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삼성이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차 부채의 절반 가까이를 안고 있는 서울보증보험은 『만약 삼성측이 부채처리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보이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대우는 5일 『삼성자동차 공장에 대해 별도의 자금을 들여 인수하는 것은 어렵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대우는 그러나 정부와 채권단이 삼성자동차를 인수토록 하면서 「부대 조치」들을 제시해오면 이를 토대로 인수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우는 당초 삼성과 자동차문제에 대해 협상을 벌일 때는 삼성이 SM5 추가생산으로 발생하는 적자를 보전해주고 협력업체 손실등을 떠맡으며 판매도 책임지기로 했었으나, 삼성이 자동차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상 그동안 협상해온 내용이 백지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정규기자 jkpark@ 이평수기자 pyong@ 김병주기자 bj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