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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시아드 수영경기] 울어버린 이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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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시아드 수영경기] 울어버린 이보은

입력
1999.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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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99 팔마 유니버시아드 수영경기가 열린 산휴고경기장. 여자 접영 100㎙ B파이널 경기를 마친 이보은(경성대졸)은 아버지 이종두(49·개인사업)씨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딸을 격려하기 위해 생업도 제쳐두고 머나먼 이국땅까지 찾아온 아버지에게 메달을 선사하기는 커녕 결선에도 오르지 못하는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줬다는 자괴감탓이었다.그런 딸을 바라보는 이종두씨는 안쓰럽고 안타까울뿐이라는 표정이었다.

이보은은 이번 대회서 한국에 첫메달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됐던 한국여자 수영의 기둥. 부산 초읍초등학교 6학년때 수영을 시작해 한국신기록 26차례 수립, 전국체전 최다 금메달 획득등의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제대회에서는 유달리 빛을 보지 못했다. 특히 유니버시아드서는 95년, 97년대회서 연속 4위에 그쳤던 까닭에 마지막으로 출전하는 유니버시아드인 이번 대회서 반드시 메달을 획득,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의욕이 강했다. 훈련때의 기록만 내면 메달색깔이 문제였을 만큼 컨디션도 좋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실력도 실력이었지만 불운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대회 조직위의 엉성한 대회운영과 한 순간의 불찰이 그것이었다. 앞서 벌어진 자유형 800㎙예선 2개조 경기가 참가선수 부족으로 1개조만 경기를 치르는 바람에 접영 100㎙예선시간이 앞당겨 졌지만 이를 조직위가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그는 몸도 풀지 못하고 풀에 뛰어들어야 했다. 기록이 좋을리가 없었다. 물론 안내방송을 꼼꼼하게 듣지 못한 한국선수단의 잘못도 있었다.

이를 확인한 이종도씨는 그저 허탈할따름이었다. 여자수영선수로는 환갑에 가까운 나이임에도 여전히 선수생활을 고집하는 딸이 안쓰러워 지난해 방콕아시안게임에 이어 두번째로 응원차 직접 외국의 경기장까지 찾아왔는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기때문이다.

하지만 송구스럽다는듯 앞에 선 딸을 보고는 그는 전화위복이라는 말을 해야만 했다. 사실 이보은의 주종목은 자유형. 하지만 어린 유망주 위주로 이뤄진 올 국가대표선발때 탈락한 것을 계기로 전공을 접영으로 바꿔 한국최고기록에 근접하는등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다.

/김삼우기자 sam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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