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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복길이' 김지영 구미호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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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복길이' 김지영 구미호 된다

입력
1999.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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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에 관심이 쏠렸던 올해 「전설의 고향」시리즈 「구미호」(19일 오후 9시50분 방영)의 주인공이 치열한 경합끝에 마침내 결정됐다. KBS 「전설의 고향」 제작진은 2개월에 걸쳐 신인 및 중견급 연기자 50여명을 대상으로 작업을 벌인 끝에 MBC 「전원일기」의 「복길이」로 잘 알려진 신세대 탤런트 김지영을 캐스팅했다고 5일 밝혔다.제작진은 세기말 색다른 모습의 구미호를 그리기 위해 당초 쌍둥이 구미호를 등장시키기로 하고, 두 사람의 구미호를 캐스팅하려 했다. 그러나 연기력도 갖추고 얼굴도 서로 비슷한 두 탤런트를 구하지 못해 김지영에게 1인 2역을 맡기기로 했다.

KBS 드라마국 안영동 부주간은 『착한 배역(MBC 「전원일기」)과 악한 배역(KBS 「유정」, SBS 「토마토」)의 연기를 무난하게 해내는 등 성격 연기가 뛰어난 데다, 한국여성의 전통적 이미지가 좋다』고 캐스팅 이유를 설명했다.

구미호 역은 많은 여성 연기자들이 선망하나 선뜻 지원하긴 힘든 배역이기도 하다. 인간의 희로애락과 선악의 감정을 한꺼번에 표출해내야 하는 구미호 역은 연기자들의 연기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방송가에선 구미호 역을 하고 나면 스타급으로 뜬다는 말이 정설처럼 이어져 오고 있다.

실제로 77년 첫 방송된 「구미호」에는 한혜숙, 80년대엔 장미희, 김미숙, 선우은숙, 차화연 등이 맡았다. 90년대 후반 들어선 박상아(96년), 송윤아(97년) 등이 캐스팅됐다.

하지만 모든 연기자들이 구미호 역에 선뜻 응하는 것은 아니다. 촬영기간이 3주 정도로 다른 단막극에 비해 두 배나 길고 심야촬영도 많기 때문이다. 또 출연 후엔 비록 유명세는 치러도 현대극과 달리 광고 출연 등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도 한 이유.

올해 「구미호」 (김지수 극본, 전기상 연출)는 양반집 자제들과 밤중에 산길을 걷던 머슴 갑수가 양반집 자제들에 의해 희롱당할 뻔한 구미호 「호녀진」을 구해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호녀진은 100일 동안 사람의 지극한 사랑을 얻으면 인간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갑수에게 청혼한다. 둘은 100일 동안 각방을 쓰며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인간을 증오하는 호녀진의 쌍둥이 언니 호녀비는 계속 사람들을 해치고, 사냥꾼에 의해 자매가 죽음을 당하려는 순간 갑수가 나타나 호녀진의 목숨을 구해주게 된다. 결국 갑수는 호녀진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인간은 됐으나 사랑하는 이를 잃은 호녀진도 뒤따라 죽음을 택한다는 이야기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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